[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75세 이상 노인 등 TV수신료 면제 가구를 위한 정부 복지 예산으로 연간 6억파운드(1조471억원)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는 BBC의 93년 역사 상 가장 큰 예산 삭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다음달 7일 그의 총선 공약 중 하나였던 복지예산 삭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공개한다. 복지예산을 연 120억파운드씩 감축한다는 게 집권당인 보수당 정부의 구상이다.
이에 맞춰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그동안 납세자에게 부과해 온 TV수신료 면제 가구를 위한 예산을 TV수신료 가구에 부담 지워, 예산 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TV 수신료 면제 가구는 2013년 기준 모두 7만7000가구다. 관련 지출은 고용연금부 예산으로 충당해 연 6억800만파운드였다.
문제는 고령화로 인해 수신료 면제 혜택을 받는 인구는 증가 추세인데다 TV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형사처벌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제 개편이 진행 중이란 점이다.
BBC로선 무료 시청자와 체납 시청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피해를 보게 된다.
수신료 법령 개정으로 인한 BBC의 예상 손실은 2억파운드로 추산된다.
현행 법으로는 영국인은 가구 당 연 145.5파운드(24만원)에 이르는 TV 수신료를 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문제로 한 주 평균 3000명이 법정에 선다. 하지만 법령이 개정되면 BBC는 더이상 TV 수신료 미납자를 법정에 세울 수 없다. BBC는 앞으로 상당한 시청자가 TV 수신료 납부를 회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그림자 문화장관은 정부의 BBC 예산 감축 계획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이는 BBC수입의 4분의 1이다. 결국 (콘텐츠) 생산 예산 삭감, 채널 폐지, 지역 라디오 방송 중단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는 해고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BBC의 역할은 정보, 교육, 엔터테인먼트 전달이다. 그런데 보수당 일각에선 BBC에 정보, 교육 기능만 놔두고 나머지 기능은 없애려한다”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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