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이 며칠째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경제도 그 동안의 큰 충격에서 벗어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2주 동안 경제활동이 워낙 급속히 냉각된 상태여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지 주목된다.
경제전문가들은 메르스의 큰 불이 꺼지면서 메르스 종식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경우 그 동안 급속히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서서히 활기를 찾겠지만, 메르스 쇼크 이외의 경기불안 요인이 워낙 산재해 있어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산이 산발적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활동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이코노미스트는 6월 한국의 경제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메르스 발생 이전부터 한국경제는 엔저와 높은 가계부채 등의 영향으로 이미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며 빠른 회복에 의문을 제기했다.
월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되고 있는 메르스 추가 감염자수가 점차 감소하는 등 메르스의 확산이 방지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메르스 이외의 구조적인 악재들로 한국경제에는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엔저와 가계부채 등의 요인에다 최근의 메르스 파문으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한국은행의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에는 아직 섣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둔화는 수출 부진과 높은 민간부채, 생산성 및 잠재성장률 둔화, 실질실효환율 상승,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 구조적 문제에 주로 기인하고 있어 단기적인 성장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 아시아 신흥국 성장률이 올 1분기 6.3%에서 2분기에는 5.9%로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로 전망된다며 중국의 경기부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올 1분기 65%로 10년전의 53%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나 중국 성장모멘텀 약화로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유로화와 엔화 약세로 이들의 실질실효환율이 상승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인구가 노령화되고 노동인구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BC는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수요 부족 등 통화정책 완화의 경기부양 효과가 제약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필요하나 이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재정정책 완화로 경기둔화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앞서 19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최근의 경기동향과 관련한 간담회를 가진 일부 연구기관장들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떨어뜨린 것과 비교할 때 메르스 쇼크가 내수경기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도 “큰 불길을 잡았다고 해도 (경기가)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고 보는 게 냉정한 판단”이라며 “최근까지 이어온 회복 궤도로 경제를 다시 복귀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거시정책, 수출과 투자 등의 미시정책, 구조개혁을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 경제를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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