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문제점과 과제

세수 부족과 정부 지출 확대로 재정적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추경 편성으로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가깝게는 차기정부, 좀더 멀게는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으로 남게 된다.

이번 추경 편성으로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당초 예상액 33조4000억원보다 13조4000억원 늘어난 46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도 579조5000억원으로 58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단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기반 확충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데에도 힘쓰기로 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11조8000억원의 추경 소요재원도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7000억원의 한국은행 잉여금과 정부기금 재원 1조5000억원을 활용하고 나라빚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국채발행을 통한 조달은 9조6000억원으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재정악화는 불가피하다. 2조원 이상을 한은 잉여금과 기금으로 활용하더라도 결국 재정 개선엔 마이너스 요인이다.

우리나라 재정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눈덩이처럼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부진으로 세수가 예상치보다 10조9000억원 미달하는 등 세입여건은 악화하고 있으나 정부 지출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2010~2011년 13조원대 적자에서 2012년 -17조4000억원, 2013년 -21조1000억원, 지난해엔 -29조5000억원으로 적자가 늘어났다. 올해엔 4조9000억원 수준의 세수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경까지 편성해 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에 이르는 46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재정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이며,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1998년 경제위기 당시의 5.0%,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4.1%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2.0%, 2013년 1.5%에 비해선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가채무도 작년말 530조5000억원에서 올 1년 사이에 49조원 늘어나 58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작년말 35.7%에서 올 연말에는 37.5%로 1년 사이에 1.8%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경제가 활성화하면 세수기반이 확충돼 재정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러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