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자금 유입 급증 ELS·DLS등 파생상품 발행시 레버리지 비율 높이는 결과 초래 일부선 “은행보다 강한 규제”지적
박스권에 머무는 국내 증시 환경에서 ‘중위험ㆍ중수익’ 대표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일부 증권사엔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증권사 건전성 규제체계 개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이 1100%이면 경영개선권고, 1300% 이상이면 경영개선 요구 등 적기 시정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24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증권사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731%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633%보다 100%포인트 가량 급증했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이미 1100%를 넘는 증권사가 4곳, 1000%를 넘긴 곳도 6곳에 달해 해당 증권사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처럼 레버리지 비율이 증권사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온 가장 큰 이유는 ELS 때문이다. ELS발행이 급격히 늘면서 부채가 증가해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ELS발행금액은 72조원에 육박한다. 2011년 35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새 2배 이상 덩치가 커진 것이다. 올해도 증가 흐름은 계속돼, 지난 3월 한 달에만 무려 10조3000억원 가량이 발행됐다. 지난해 12월 발행규모(약 10조4000억원)보다 약간 적지만 12월 퇴직연금 효과를 감안하면 사실상 사상 최대 발행 규모다.
ELS가 큰 인기를 끈 건 저금리ㆍ저성장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직접 투자보다 안정성이 높으면서 연 6% 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S로 몰렸기 때문이다. ELS뿐 아니라 파생결합증권(DLS),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박스권에서 발행이 늘었던 상품들도 모두 레버리지 비율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려면 산술적으론 부채를 낮추거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면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12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러나 증자가 보편화 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증자는 미래 이익에 대한 뚜렷한 전망을 제시해야 시장이 받아들인다”면서 “ELS를 더 발행하겠다고 증자를 한다면 과연 시장이 용인할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증권사의 먹을거리로 자리 잡은 파행결합상품 규모를 줄이는 것 역시 쉽지 않다. RP 등 수익성이 낮은 다른 상품을 줄이고 그 대신 ELS 발행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이다.
증권사들이 바라는 최선의 방법은 금융당국이 규제 강도를 낮추는 것이다. 지난해 은행업 레버리지 비율은 1200%로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보다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성이 중요한 은행과 위험을 짊어지는 대신 더 적극적으로 투자 수익 창출에 나서야할 증권사를 뒤바꾼 규제”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당국이 규제를 완화할 의지가 없는 현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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