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사회 각계 의견 수렴해 구체적 방안 마련할 것”
[헤럴드경제=함영훈ㆍ양대근ㆍ강승연 기자]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게 불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변시 성적 비공개로 인한 채용 불투명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지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일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6일 이번 판결과 관련 법무부 측은 “위헌 결정의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실행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변시 성적공개의 범위와 방법, 소급 적용 여부 등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헌재는 로스쿨 재학생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변호사시험법의 성적 비공개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고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검찰과 대형 로펌 대다수가 상위 5개 로스쿨 출신이 임용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어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느냐에 따라 이미 법조인으로서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이라고 판시했다.
조용호 재판관은 “변호사로서의 능력을 측정할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없어 채용 과정에서 능력보다는 학벌이나 배경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변호사 시험의 높은 합격률과 성적 비공개는 로스쿨을 기득권의 안정적 세습수단으로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의견을 낸 이정미ㆍ강일원 재판관은 “(성적 공개가) 사법시험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성적순으로 서열화”하게 된다며 “법학전문대학원의 체계적인 교과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하기보다는 변호사시험 준비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대체로 환영하는 속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장은 “성적 비공개는 응시자가 결과에 승복할 수도 없고 자기 실력을 확신할 수도 없는 제도”라며 “공정한 시험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시험성적 공개임을 헌재가 판시한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연수원장은 “학사과정을 엄격히 관리해 일정한 수준이 되어야 졸업장을 주고, 변호사 선발 면접과정에서 변호사ㆍ시민 단체ㆍ언론인 등의 참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판례ㆍ사례 중심의 교육이 가장 중요한 만큼 실무형 교수들을 충원하고, 변시 과목을 공정거래ㆍ조세ㆍ환경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보완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무엇보다 변호사들의 다양한 법률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당초 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훼손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성적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영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로스쿨의 서열화, 시험과목 중심의 교과 운영으로 인한 로스쿨 교육의 비정상화 등의 폐단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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