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Q. ‘인사이드 아웃’(감독 피트 닥터)을 보고 독창적이면서도 뭉클한 스토리에 감탄했습니다. 인간의 감정들을 의인화해 캐릭터로 표현한 것이 이색적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건가요?
A.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피트 닥터 감독이 ‘업’(2009) 이후 6년여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업’이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데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을 차지했던 만큼 그의 차기작에 관심이 집중된 건 당연했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피트 닥터 감독은 당시 11살이던 딸 엘리의 사춘기를 목격합니다. 그는 “잘 웃고 밝았던 딸이 점점 말수가 줄고 홀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엘리에게 사춘기가 찾아왔던 거죠. 피트 닥터 감독은 이 사춘기를 ‘인사이드 아웃’에서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 ‘기쁨’과 ‘슬픔’이 감정제어 본부를 이탈해 벌어진 일로 묘사합니다. 영화의 상상력대로라면 사춘기 청소년들이 예민하고 반항적인 건, 다섯 감정들을 통제하던 ‘기쁨’이 자리를 비우면서 까칠·소심·분노 등이 폭주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이 되겠죠.
피트 닥터 감독은 사춘기 딸을 보면서 자신이 부모로서 제대로 하는 일 없이, 그저 ‘부모 역할극을 하는 수준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인사이드 아웃’의 발단이 된 일화를 비롯, 부모가 된 후의 경험들이 자신의 모든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습니다. 실제로 그가 원안을 쓴 ‘토이스토리’ 시리즈, ‘몬스터 주식회사 3D’, ‘업’ 등을 떠올려 보면 기발한 상상력에 늘 놀라지만, 부모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감독의 애정어린 시선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아, 정작 피트 닥터 감독의 딸은 자신에게 영감을 받아 완성된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이제 고교생이 된 엘리는 몇 달 전 영화를 본 뒤 “좋은 영화네요, 아빠”라는 짤막한 평을 남겼다고 합니다. 한국의 평범한 부녀 사이에서 오갈 법한 담백한(?) 대화에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피트 닥터가 고교생 딸로부터 또 어떤 영감을 받아 차기작을 써낼 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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