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가뭄으로 인한 경제충격 및 경기침체에 대응한 민생안정을 위해 11조8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총 22조원의 재정을 보강, 3%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전체 재정보강 가운데 추경은 세입부족분 보전을 위한 세입 추경 5조6000억원과 메르스 극복 등을 위한 세출 추경 6조2000억원 등 총 11조8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각종 기금의 지출확대 3조1000억원을 포함해 정부와 기금의 지출증가 규모가 15조원에 이른다.
또 공기업의 자체투자와 민자사업으로 2조3000억원의 선투자를 집행하고 신용ㆍ기술보증기금과 무역보험공사 출자를 통한 수출여신 확대 등 금융성 지원이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는 금액이 22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추경안을 확정하고, 오는 6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정부는 국회 예결위 심의와 종합정책 질의 및 본회의 의결을 거쳐 7월 중 국회 심의가 마무리되면 8월초부터 집행이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올해 0.3%포인트, 내년에 0.4%포인트 안팎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어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턴 등 직접 일자리 2만개를 포함해 6만6000개의 청년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을 비롯해 노인층 일자리 3만3000개, 취약계층 1만8000개, 시간선택제 일자리 7000개 등 모두 12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고용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정부가 추경이라는 응급처방을 통한 대규모 ‘재정 수혈’에 나서기로 한 것은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경기회복이 힘겨운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가 터지면서 경제상황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민생이 파탄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메르스 쇼크가 덥치기 이전에 이미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메르스 사태 직전인 5월 산업생산과 기업 설비투자가 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었고, 수출은 연초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도 작년말 이후 한달도 빠뜨리지 않고 0%대의 ‘사실상’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는 등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였다.
이런 상태에서 가까스로 경제를 지탱해오던 내수가 메르스 쇼크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국경제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가뜩이나 고령화와 은퇴준비 미흡으로 내수가 미약한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것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차관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던 경제가 메르스 여파로 소비ㆍ서비스업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됐다”며 “경기여건 악화로 세입결손이 예상되고 하반기 재정여력이 부족해 추경 등 충분한 재정보강 조치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세입 보전조치로 올해 계획된 세출예산을 차질업이 집행하고 추경과 기금운용계획 변경, 공공기관 투자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재정지출을 확대함으로써 메르스 파장과 가뭄피해에 대응하고 서민생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추경편성에서부터 국회 심의, 집행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추경안 편성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오는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7월 중 심의를 마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추경의 신속한 추진에 정부와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메르스 피해를 지원하는 데 집중돼야 하며,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려면 추경에 이은 기업 투자와 소비가 회복돼야 한다. 아직 갈길이 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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