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결론부터 말하면, 3500원 정도의 맛이었다.
아침밥 아이템이 달랑달랑할 즈음 귀에 들어온 것이 버거킹 아침메뉴.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아침메뉴가 있으며, 먹을만하다는 얘기였다.
출근지 근처에서 1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버거킹 매장. 이른 시간이라 한산했다. 커피와 함께 김밥을 먹는 젊은이와 노인 두 명이 먼저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의 아침메뉴는 3가지다. 킹머핀, 킹햄머핀, 킹베이컨머핀 등이다. 가장 두툼해 보이는 ‘킹베이컨머핀’을 주문했다. 치즈와 계란 프라이 사이에 베이컨이 여러겹 들어간 사진이 일단 풍성해 보였다.
커피, 감자튀김과 함께 나오는 세트 가격은 3500원. 웬만한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으로 아침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경쟁력 있는 메뉴로 느껴졌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주문한 킹베이커머핀 세트가 나왔다.
2층으로 올라가 자릴잡고 본격적으로 아침 식사 시작. 머핀 포장지에 조리 시간이 체크되어 있어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여기까진 좋았다.
포장을 뜯어내고 한 잎 베어 먹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얇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물을 확인할 요량으로 빵 한 쪽을 떼어냈다. 두텁게 들어있을 것 같았던 베이컨은 한장씩 도배한 듯 얇게 펴져 있었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예전에 개그콘서트에서 노란장갑을 끼고 나와 외치던 유행어가 혀끝에서 맴돌았다. 과대 광고에 대한 실망감은 어느새 세트 전체로 번지고 있었다. 감자튀김은 너무 기름기가 많게 느껴졌고, 커피에선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적인 향이 나는 것 같았다.
기대감은 실망감을 키웠다. 특히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버거킹이기에 아침메뉴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사실 버거킹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미다스의 손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준다.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부채비율 등 대표적인 경영 지표들을 모두 개선시켜놨다. 시집가기 전에 활짝 핀 새색시 얼굴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킹베이컨머핀은 이 같은 추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줬다.
3500원 짜리 아침메뉴를 통해 연간 2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버거킹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인생을 감안해보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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