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국과 일본은 5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일본 내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도출했다.

한ㆍ일간 합의내용의 골자는 일본 정부가 과거 대일항쟁기 조선인들이 해당 시설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는 사실과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관련 시설에 인포메이션 센터 등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WHC에서 공식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사실상 최초로 대일항쟁기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노역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 당국자의 일문일답이다.

▶WHC에서 결과에서 나타난 한ㆍ일간 합의사항은?

=일본 정부는 과거 1940년대에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되어 강제로 노역했던 일이 있었으며,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인포메이션 센터 설치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발언문을 발표했다. 일본측 발표문은 WHC 토의 요록에 포함됐고, 등재 결정문에는 일본의 발표를 주목한다는 주석이 추가됐다. 이는 일본측 발표문이 한ㆍ일 양자차원의 합의를 넘어 WHC 공식 결정문의 불가분의 일부가 됐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추후 후속조치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일본의 후속조치 이행을 점검하는 메커니즘도 마련됐다. 일본은 2017년 12월까지 WHC에 일본이 취한 조치에 대한 경과보고서(progress report)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2018년 제42차 WHC 회의에서는 이를 검토하게 된다.

▶징용 피해자들이 등재 결정문을 국내 소송 이용할 수 있나

=유네스코(UNESCO)는 문화유산을 다루는 국제기구다. 더 구속력있는 국제기구에서 관련 사실을 다루는 것이면 몰라도 이건 직접적 청구권이나 보상 문제 등 법적 문제와는 별개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협상에서 중요 포인트는 역사적 사실을 명확히 하고 일본 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받아내는 것이었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설명해달라

= 대통령께서 19개 WHC 위원국 정상에게 친서를 발송하고, 콜롬비아ㆍ페루ㆍ세네갈ㆍ인도ㆍ베트남ㆍ카타르 등의 정상과 UNESCO 사무총장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전개했다.

외교 당국에서는 19개 위원국 외교장관을 대상으로 친서를 별도로 발송하고 WHC 의장국인 독일을 방문하는 등 위원국 및 주요 이해 관계국, 그리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섭과 국제여론 환기 노력을 꾸준히 진행했다.

국회의장ㆍ부의장ㆍ외통위원장ㆍ동북아역사특위위원장 등 국회와 함께 국내외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측면지원에 나서는 등 협업체제도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땠나?

=지난 5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WHC에 대한 등재결정 권고문을 통해 일본이 각 등재 대상 시설의 전체역사(full history)에 대한 이해 제고 조치를 취할 것을 추가 권고사항에 포함시켰다.

ICOMOS의 공식 권고와 함께 전방위적 외교 노력의 결과, WHC 의장국 독일을 포함한 많은 위원국들은 일본에게 한국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것을 강력히 종용했다.

한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 프랑스의 르몽드, 영국의 텔레그래프와 심지어 일본의 동경신문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언론들도 우리 입장에 공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가장 최근에는 마이클 혼다 의원 등 미 연방 하원의원들도 연명서한을 통해 일본측 등재신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크게 두가지다. 역사적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원칙과 입장을 관철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ㆍ일 양국간 극한 대립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면서 앞으로 양국관계의 안정적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도 또다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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