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아빠 엄마들이 달라졌다. ‘게임’이라는 전선에서 자녀와 심각한 전투를 벌여왔던 젊은 부모 세대들이 스스로 게임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자녀와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게임개발 및 유통사도 가족용 및 세대공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게임에 덧씌워진 부정적인 인식을 씻어내고 있다.

3040은 게임홀릭중/‘마블’하는 자녀 ‘버블’하는 아빠…게임으로 세대공감-copy(o)1

이는 부모 세대에 들어선 30~40대 연령층이 이미 성장 시절부터 게임에 친숙할 뿐더러 갈수록 게임 콘텐츠의 주요 소비자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가입자의 모바일 게임 이용 비중을 보면 게임은 10~20대의전유물이라는 통념과 달리 30~40대의 게임 이용시간이 더 많았다. 하루 평균 10대가 33분, 20대가 44분이었던 반면, 30대는 69분, 40대는 54분으로 나타났다. 30~40대의 게임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마케팅업체 DMC 미디어에 따르면 출퇴근 길에 게임을 즐긴다는 30대는 2013년 응답자의 28.6%였으나 지난해엔 30.5%였고, 40대는 10.8%에서 13.3%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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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저녁부터 취침전까지 게임을 즐긴다는 대답은 30대가 2013년 20.8%에서 26.3%로 늘었고, 40대 이상은 7.8%에서 16.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출퇴근길 뿐만 아니라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PC 등으로 게임을 즐기는 30~40대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자녀와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들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내놓고, 가족 참여 행사도 열어 오고 있다. 넥슨의 대표적인 가족용 게임은 ‘버블파이터’다. ‘다오’, ‘배찌’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넥슨의 대표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물총싸움으로 실력을 겨루는 캐주얼 온라인 게임으로, 상대를 물방울에 가두는 ‘버블 시스템’과 방울에 갇힌 팀원을 구해주는 ‘헬프 시스템’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넥슨은 지난 2012년부터 여름과 겨울 2차례씩 가족부가 포함된 오프라인 대회 ‘버블파이터 챔피언스컵’을 개최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6차 대회에 아들과 참석해 총 3회째 가족부 우승을 차지한 ‘섬말가족’ 팀의 윤희용씨(47)는 “아들이 다소 소극적인 경향이라 대중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고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 출전했다”며 “최근 모바일게임도 유행하고 게임을 하는 횟수가 늘어 조금 걱정도 되지만,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본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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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모두의마블’도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없고 교육적 효과가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족용 게임 콘텐츠다. ‘모두의마블‘은 도시ㆍ부동산 경영 보드 게임인 모노폴리 방식의 게임으로 전세계의 도시를 팔고 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저연령층 아이들이 경제관념을 정립할 수 있고 실시간 4인대전도 가능해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 1억 2천만 돌파, 2년간 전세계 누적 매출은 4천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을 통해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올바른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서울시교육청,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와 함께 2011년부터 5년째 ‘학부모게임문화교실’을 진행 중이다. 학부모들이 게임을 활용해 자녀와 소통하는법이나 미디어 과몰입 예방을 위한 자녀지도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상반기 총 37회를 진행했으며, 하반기에는 52회가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는 다문화 가정 학부모로도 대상을 확대했다. 넷마블은 ’청소년게임진로캠프 다함께 잡(job)아라‘,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 게임여가문화체험관 건립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