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적립배율 0.6기록 ‘악화’
고용보험기금 중 실직한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실업급여계정이 갈수록 줄고 있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지출도 덩달아 늘어 현재 적립금 규모가 법적 기준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실업급여계정은 지난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제도 중 실업자가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실업자도 매년 늘어나 실업급여계정의 여유자금이 법정적립배율에서 크게 미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면서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됐다.
13일 고용노동부,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 등에 따르면 실업급여 적립배율은 지난 2009년 0.8에서 2010년 0.6, 2011~2013년 0.4를 유지하다 지난해 0.6을 기록했다. 현재 고용보험법상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보험 수입의 1.5~2배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보유해야 하지만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실업급여계정의 재정상황이 나빠진 데는 실업자가 증가한 탓도 있지만 최근 들어 모성보호육아지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업급여계정은 크게 구직급여, 조기재취업 수당 등의 실업급여와 육아휴직 및 출산휴가 급여로 지출되는 모성보호육아지원으로 구성돼 있다.
예산처는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2009년 3182억원에서 지난해 7401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실업급여와 연관성이 적은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모성보호급여의 사회적 분담방안과 함께 고용보험기금의 재원조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실업급여계정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사업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게 돼 있는 보험료율을 2011년, 2013년 두 차례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 결과 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적립배율은 여전히 법적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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