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장인정(38) LG생활건강 브랜드 매니저는 회사 전화를 개인 휴대전화와 연결해놓고 새벽 6시에도 고객의 전화를 받는다. “돌답례품으로 저희 메소드 제품을 주문했는데, 큰 행사를 앞두고 배송이 늦어지면 얼마나 걱정이 되겠어요. 고객을 대하는데 공무원과 같은 근무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장 매니저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 매니저로 사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대기업 브랜드 매니저들이 대개 B2B(Business to Business)로 일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그는 고객 한명 한명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형 브랜드 매니저다.

장 매니저가 책상을 벗어나서 발로 뛰기 시작한 것은 미국 친환경 세제 브랜드 메소드를 맡으면서부터다. 미국 본사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국내에 2012년 론칭한 메소드는 처음 시장에 나와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그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면 10분의1밖에 안되는 매출이지만, 기존 브랜드와 같은 방식으로 하면 매출이 제로(0)가 되는 구조였다”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안했던 방식으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 매니저는 지역카페를 중심으로 엄마들을 모으고, 홈파티 형식으로 제품을 홍보했다. 분당, 판교, 수원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고,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초기에 마트에서 제품을 철수하라는 수모도 겪었지만, 롯데마트 판교점은 오픈할 때부터 메소드에 함께 하자는 제의를 했다.

특히 메소드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돌답례품이라는 한국적 문화를 접목시킨 마케팅을 하면서다. 올 들어서도 메소드는 전년 대비 30%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판 수요 등에 제때 맞출 수 있도록 국내 생산을 목표로 미국 본사와 조율 중이다.

브랜드 매니저로서의 자질을 꼽을 때 그는 ‘사랑’과 ‘엄마’라는 단어를 꺼내든다. 메소드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기도 하는 그의 가방 속에는 언제나 메소드 핸드워시 두개가 들어있다. 밥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제품을 권할 정도.

“제품에 대한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엄마는 자식의 좋은 점은 더 자랑하고 싶고, 나쁜 점은 보완해주고 싶죠. 차가운 이성 역할은 남이 해도 되고, 브랜드 매니저는 뜨거운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맡았던 브랜드들도 자식에 비유한다. “메소드는 비실비실한 막내 같아요. 작고 귀여운데 아직 갈길이 멀고 자연퐁은 신경안써도 알아서 잘 크는 둘째, 엘라스틴은 든든한 맏이 같은 느낌이랄까요?(웃음)”

실제로 아들 둘을 키우는 장 매니저는 LG생활건강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영유아 제품 카테고리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엄마의 역할에 따라서 자식(제품)이 제대로 세상에 나갈 수 있느냐 아니냐가 결정되잖아요. 엄마의 잠재력을 한번 믿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