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지난 해 7월 소셜커머스 등에서 마사지 이용권 판매가 일제히 중단된 가운데,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수수료를 받고 마사지업소 정보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알선업체가 등장했다.

이런 업체는 모바일에서 기존 단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불법 안마업체 정보를 제공해 합법적으로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태국, 중국 안마사들이 안마를 해 주는 업체만 모아 가격 및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마사지 포털 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사지업체 포털’을 표방하는 H사는 각 지역의 마사지 업체 정보를 한데모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한다.

마사지를 자주 하는 사람은 이 앱에만 접속하면 손쉽게 주변의 마사지 업체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로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또 다른 앱 M사 역시 ‘스파’ ‘테라피’ 등 피부관리소로 가장한 안마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정보를 지도와 함께 제시한다.

이 앱은 자신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근접 지역의 안마 업체를 보여줘 이용자가 손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앱에 등장하는 업체는 대개 ‘에스테틱’ ‘테라피’ ‘스파’ ‘스포츠마사지’ 등의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지만 이들의 주요 업무는 신체를 자극해 지압하는 ‘안마’서비스다.

현행법상 안마사 자격증은 시각장애인만 취득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도 2000시간 가량의 교육을 이수해야만 자격증을 딸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이유로 대한안마사협회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 역시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아닌, 피부관리사, 태국ㆍ중국인 등이 안마를 해 주는 업체를 모두 불법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 해 7월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주요 소셜커머스 3사은 “불법 업체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불법을 알선하는 것”이라는 안마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사 사이트에서 마사지숍 이용권과 쿠폰, 할인권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마사지 전문 소셜커머스’의 모습을 한 모바일 앱이 등장하자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불법 안마업소를 알선해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한 안마사업계 관계자는 “일반 마사지업체에서는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포함해 시간 당 4만 원 가량의 단가가 나오지만, 이런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업체의 경우 안마사가 태국인, 중국인 등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90분에 2만 원, 3만 원 가량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며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건복지부나 경찰 등은 책임을 미루며 수수방관할 뿐이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화장품도소매업’ 등으로 업종 신고를 하고,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변종 사업을 하고 있어 단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업체들을 찾아서 신고하는 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몫이다.

김도형 대한안마사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일부 업체를 항의방문했으나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라며 “대형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불법이 횡행하는 마당에 경찰과 정부가 대대적으로 단속하지 않으니 우리가 스스로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행제도상 안마사 외에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소셜커머스나 관련 알선 업체 역시 모두 불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업소들의 단속은 수사기관과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