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지난해 발생한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의 최초 고발자 김모(24ㆍ당시 상병)씨에게 지난 군생활은 악몽이었다. 가해자는 살인죄가 적용돼 법정에 섰고, 군대 내 부조리가 개선됐다. 국방부장관까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김 씨는 ‘영웅’으로 추켜올려졌다. 그러나 올 1월 전역할 때까지 김 씨는 강제 전출과 따돌림으로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겪었다.
조직 내부의 문제를 알려 현실을 바로 잡는 내부고발자, ‘딥스로트’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신자라는 낙인이다. 신원을 철저히 숨겨야 하지만 신고자는 노출되기 일쑤였다. 지난 6일 국회는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특별보호조치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이 침해됐다는 충분하고 합리적 근거’가 있으면 내부고발자에 대해 특별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이 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행강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보호조치를 만든다 할지라도 실질적 신고자 보호가 이뤄지기까지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문제를 알았을 때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신고자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은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됐음에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같은 법은 ‘신고인의 인적사항을 공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범죄 신고의 의무나 신원 공개시 처벌 조항까지는 명시했지만, 구체적으로 내부고발자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서는 규정된 바 없다.
아동학대범죄특례법에 따라 최근 인천지법은 어린이집 폭행 사건의 가해자인 보육교사 A씨에게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어린이집 원장에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은 아동학대 사례를 신고한다고 해도 내부고발자로 찍혀 어린이집 원장들이 공유하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어린이집에서 폭행이 반복 됐음에도 함께 근무하던 보육교사들 중 누구도 신고를 안 했고, 결국 피해 아동의 가족이 신고 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내부고발자 보상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권익원회에 따르면 연평균 700여 명이 공익제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2015년 공익침해행위와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보상금 총액은 18억2000만 원에 불과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여전하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경찰에 경호를 요청해도 인력부족 등으로 한 두 번 왔다 가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내부고발자들은 입을 모은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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