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협의회-코스닥 협회 간담회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기적 헤지펀드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단 주장이 나왔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두 협회는 현행 우리나라 인수합병(M&A) 관련 법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국내기업 주식취득한도 폐지’,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등으로 공격자에겐 한없이 유리한 반면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등 방어자엔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은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기업 경영에 매진하지 못하고 투기성 헤지펀드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과 2006년 KT&G에 대한 칼아이칸의 공격에 이어 현재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마저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1800개 상장회사 모두가 거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적대적 M&A에 놓여진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협회는 투기성 헤지펀드가 단기간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과도한 구조조정 요구, 유상감자나 비정상적인 고배당 요구 등 기업의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한다며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피해와 거액의 국부유출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정된 경영권 기반 하에서 정상적인 기업경영에 전념할 있도록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 차등의결권제도와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포이즌필 제도가 활성화 돼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전통적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이 발달했다는 게 상장회사협의회의 설명이다.
두 협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개선 의견서’와 법률 개정안을 국회와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삼성그룹을 상대로 시세차익에 실현할 경우 다른 해외 헤지펀드들이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에 파상공세를 퍼부을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영·손수용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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