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변호사가 본 게임업계 현실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날개’를 펴고자 하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각개전투(各個戰鬪)를 하는 모양새다. 개별 업체들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정작 국내 게임 및 관련 콘텐츠 산업을 뒷받침하는 법ㆍ제도적 시스템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게임을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이, 한 때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불렸던 한국 시장에서 ‘텐센트’, ‘바이두’ 등 해외 게임 관련 업체들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커졌다.

현재 여러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을 향해 방향을 급선회 하고 있으나 넷마블게임즈 등 몇 몇 게임업체를 제외하고는 운신의 폭을 충분히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별 게임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데 밑받침 역할을 할 법ㆍ제도적인 지원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재단법인 게임인재단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천고의 김민진<사진> 변호사는 지난 3년 여간 게임업계에서 지적재산권(IP) 및 스타트업 관련 법률자문, 소송, 인수합병(M&A), 국제거래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업무를 집중적으로 해오면서 실제 안타까운 사례를 여럿 봐왔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시도하던 많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시의적절한 자문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불공정한 계약을 맺고 피해를 보거나 기업의 미래가치를 빼앗기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해외의 공룡 업체들은 굉장히 잘 갖춰진 법무 환경 아래 국내 기업들과 상대를 한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어떤 부분에 대해 법적 자문을 받아야 하고, 사전 검토가 필요한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발을 디디려다 계약상 막대한 손해를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6월부터 판교 테크노밸리의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을 상대로 저작권, 특허ㆍ상표권 관련 자문 및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자문, 스타트업 기업들의 해외진출, 국내 및 해외투자 관련 자문 등을 본격적으로 맡아왔다.

김 변호사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는 공개하지 말아야 할 정보까지 해외 투자자라는 이유로 쉽게 내주거나 글로벌 진출 시에 맞닥뜨릴 수 있는 법적인 이슈나 분쟁에 대해 무지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게임 및 콘텐츠 업체들이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특허로 보호되지 않는 기술적인 부분까지 명확히 인식하고, 보유한 기술에 대한 시장 평가를 제대로 받아 볼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의 경우, 기술만 빼앗기고 중국 현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서 상 허점이 없는지 전문가의 사전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창조 경제’ 기치아래 많은 정부 지원금이 쏟아지고 있으나 이것이 단순히 스타트업 생태계의 양적 성장에만 쓰일 것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위해 요소요소에 제대로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국내 중소 게임업체들이 언제든지 원하는 법적ㆍ제도적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이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부문별로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지원책들을 통합ㆍ일원화하면서도 다양한 유형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개별 업체들이 법 앞에서 느끼는 혼란이나 부담감을 덜어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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