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도발 감행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정세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처하는 우리 국민들의 반응도 크게 3가지로 나뉘는 모습이다.
다시 도발을 일으킨 북한을 마치 ‘양치기 소년’ 보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겨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전쟁이 곧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다.
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론 전쟁 한번 해보자,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반응도 확산되고 있다.
▶‘전쟁 일어날 일 없다’는 불감파=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된 24일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차분하게 담담하게 한 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중엔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어’라는 식의 안일한 안보관으로 전쟁 위협에 대해 무감각해진 사람도 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최모(42·여) 씨는 “하도 북한의 자잘한 도발이 많이 발생해왔어서 이제는 무감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고모(59·여) 씨는 “북한의 도발은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에 굳이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진 못하고 있다”며 “다만 ‘전쟁이 일어나도 위험이 없는 지역으로 가야 하는데’라는 걱정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 불감증이 우리사회에 더 만연해질 경우 실제 전쟁 발발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 속 과거와 같은 사재기 현상은 발생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도발 후인 20∼22일 주요 생필품의 판매는 일주일 전인 13∼15일과 비교해 오히려 소폭 감소하는 등 특이점이 없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항상 있고, 긴장이 한번씩 도발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게 일상화되서 이제 덤덤해진다면 위험한 상태”라며 “남북간의 이런 상황이 치킨게임처럼 매일 주고받다 보면 전쟁으로 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언제 전쟁날지 모른다’는 불안파=또 북한의 위협이 부상할 때마다 불안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기도 동탄에 사는 임산부 이모(32) 씨는 “솔직히 우리나라는 미국이 있다고 하지만 완전한 휴전 상태도 아니고 언제 전쟁날지 모르는 나라”라며 “북한이 잠수함을 풀었다고 하는데 어제 이런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직장인 박모(32·여) 씨는 “마트에 가서 라면과 식료품을 쓸어담았다”며 “이번 주말엔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 대기할 예정인데, 인근에 거주하시는 부모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경기도 김포에선 난데없는 불꽃놀이가 벌어져 일부 주민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 주민센터 축제에서 개최한 불꽃놀이의 굉음에 북한의 포격으로 착각해 대피한 시민들도 나왔다.
김포의 한 시민은 “한밤중 뭔가 터지는 소리를 듣고 돌아볼 것도 없이 간단한 패물과 문서, 속옷 몇가지를 챙기고 집을 떠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번 붙어보자’는 불사파=그런가 하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지금 당장에라도 전선으로 나가 싸우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선 예비역 군인들의 전투 결의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준비됐습니다! 불러만 주세요!”라며 자신의 예비군 전투복 사진을 게재했다. 유사시 예비군 동원령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군복을 입고 전장으로 나가 싸우겠다는 말이다.
어느 네티즌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들아 절대 겁먹지 말아라”, “(북한군이) 두 번 다시 우리 위대한 국군을 건드리지 않게 적의 초소를 불바다로 만들 거라”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조성된 애국심과 북 응징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쟁 한번 하자. 그까짓 어린 X돼지 무서워서 못하는거냐’, ‘이번 기회에 북한땅 전체를 뭉개버리자’, ‘미친 X는 몽둥이가 약’ 등 다소 과격한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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