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이 중국, 일본과의 3국 정상회의를 오는 10월 개최하는 방안을 양국에 타진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0일 복수의 한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1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 국제회의에 앞서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또 한국측이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으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 맞춰 ‘외교 의례’ 차원에서 한일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와 함께 한국이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축제한마당’ 행사를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한국 방문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의장국으로서 우리측은 3국 정상회의를 가장 빠른 편리한 시기에 개최하자는 3국 외교장관회의 합의를 토대로 중일 양측과 연내 3국 정상회의 조기 개최를 위해 지속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최 시기에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기시다 외무상 초청에 대해서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지난 6월 방일 계기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신뢰에 기반한 소통채널 구축을 위해 연내 상호 편리한 시기에 기시다 외무상의 방한을 초청한 바 있다”면서도 “기시다 외무상의 구체적 방한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조기 성사와 함께 이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심윤조 의원은 17일 “지금 상당히 이야기가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가을께 9월이나 10월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특히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계기에 갖게 될 한일 정상회담이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최되도록 상호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흥수 주일본 한국대사는 부임 1주년을 앞두고 가진 언론간담회에서 올해 들어 한국과 일본 간 주요 부처 장관 회담을 가진 것을 언급하면서 정치와 별도로 안보, 경제, 문화협력이 잘 되고 있다면서 한일 정상회담도 이 같은 흐름을 잘 이어가면 연내에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 공을 기울이는 것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전승절을 시작으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들의 외교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을 대신 참석시켰던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본격적인 동북아 외교전을 내다본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것은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는 한국 입장에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전승절에 참석하되 미국이 경계심을 보이고 있는 열병식 참석 여부는 뒤로 미뤘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외교 소식통은 “박 대통령이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에 불참한 이후 한러관계가 이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오는 10월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만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일본의 기만 살려주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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