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월 주민번호를 수집을 하려면 반드시 법률에 의거토록 하는 등 수집 제한 정책이 시행됐지만 오히려 수집금지 예외 법령이 더 늘어나고 있어 정부가 자기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인천 남동갑)의원은 7일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민번호 법정주의’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수집 허용 법령 수가 입법예고 전인 2013년 8월 당시(866개)에 비해 406개가 되레 증가한 1272개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이 기간 동안 불필요한 주민번호수집 법령정비는 단 36건에 불과했다. 이 마저도 지금까지 실제 개정된 법령은 5건(13.9%)에 불과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우선 36건에 대한 법령정비 심사를 요청하여 위원회는 올해 초까지 심의 의결한 사항을 행정자치부로 다시 통보했으나, 현재까지 일부 부처만이 관련 법령 개정을 하였고, 대다수 부처는 이 마저도 방치하고 있었다.

더구나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스스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자체 법령 5건에 대해 6개월이 넘도록 아직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었다고 박의원은 지적했다.

부처별 대응이 제각각이다보니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법령의 경우, 어떤 부처 소관은 주민번호를 기재토록하고 어떤 곳은 기입하지 않아도 되는, 고무줄 국가 행정이 빚어지고 있다.

박 의원은 “행자부는 지난해 8월 시행직전까지 부처별 수집 허용 법령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조차 못하고, 단순파악을 통해 866건이 법령에 명시되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오히려 시행일이 임박해지자 주민번호 수집이 불가피하나 법령근거가 없는 146개의 시행령을 시행 1달전 급하게 추가하여 허용 법령 수만을 더 늘려놓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주민번호 무단 수집 시 3000만원이하의 과태료 및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였지만, 정비 미비로 단 1건도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법령 불복종 시스템을 자초한 것이다.

박 의원은 “입법예고부터 시행까지 약 2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계속해서 허용법령 수만 늘려가고 있는 것은 행자부의 업무태만 책임이 명확하다”면서 “조속한 법령정비부터 시행해 더 이상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당초 취지에 맞는 제도 이행이 이루어지도록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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