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ㆍ손미정 기자]남북이 23일 오후 3시30분 철통보안 속에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 남북은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간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합의가 불발돼 ‘정회’를 했고, 하루가 지나 2차 접촉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우리측 접촉 대표단 차량은 통일대교를 2시15분께 통과했다.
1차 접촉이 10시간여의 마라톤 회의 끝에 정회한 것을 감안하면, 재개된 접촉도 결과가 나오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르면 23일 밤에야 합의냐, 결렬이냐 그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개된 남북고위 당국자 접촉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측 황병서 군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대남비서가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접촉 재개가 된 이상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차 접촉에서 합의점을 보지못하고 정회를 선택했지만, 북한이 대화 테이블을 박차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도 일정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는 게 그렇게 기대하는 배경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된 가운데 남북 양측의 초긴장 대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선 대화를 하고 있지만, 한쪽에선 칼날을 벼르고 있는 양상이다. 일촉즉발의 위기감은 가라앉기는 커녕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일단 남북간 군사적 위기 해소를 위한 고위급 접촉이 한창 열리는 동안 북한군 잠수함 수십 척이 기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잠수함을 활용한 제2의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고강도 경계 태세 강화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늘 기준으로 북한군 잠수함 전체 전력의 70%가 동ㆍ서해 기지를 이탈해 우리 군 탐지 장비에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정황은 북한이 남북 고위급접촉을 제안한 지난 21일 이후 포착됐다”고 했다.
북한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모두 70여척으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망을 벗어난 잠수함은 50여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이 정도에 달한 것은 6ㆍ25 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군 다른 관계자는 “현재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평소의 10배에 달하며,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2차 접촉의 아젠다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 측은 이번 긴장 고조가 지난 4일 북한군에 의한 비무장지대(DMZ)내 지뢰도발에서 비롯된 만큼 북측의 책임있는 사과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최근의 북측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측은 지뢰도발과 포격도발 자체에 대해 “남측이 조작한 것”이라고 항변해온 터여서 고위급 접촉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고집하면서 오히려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중단을 요구하며 맞설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한편 고위급 접촉 재개를 하면서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서도 황교안 국무총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이 대피중인 경기도 파주 통일촌을 찾아 대피시설을 점검했다. 황 총리는 이 곳에서 대피령에 따라 대피시설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주민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또 대피소에 각종 시설물이 빠짐없이 갖춰져 있는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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