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군의 기습 포격부터 우리군의 대응사격까지 1시간11분은 긴박하게 흘러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의 첫 번째 기습 포격은 20일 오후 3시53분께 경기도 연천군 중면 야산에서 이뤄졌다. 14.5㎜ 고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한 발이었다.

대포병 레이더로 탄도 궤적을 포착한 군은 즉각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오발 가능성과 탐지장비의 오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19분가량 지난 오후 4시12분께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m 부근에 76.2㎜ 직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수발을 재차 쏟아 부었다.

북한의 도발이 명백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우리 군은 오후 5시4분께부터 155㎜ 자주포 수십발을 북한군 직사포탄이 떨어진 지점 맞은편인 MDL 북쪽 500m 지점을 향해 대응 사격했다. 북한이 14.5㎜ 고사포를 쏜지 1시간11분가량이 지났을 때였다. 군은 이어 오후 5시40분부터 전군 최고 수준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군 관계자는 대응사격까지 시간이 걸린 데 대해 “첫 번째 포탄은 야산에 떨어져 확인이 되지 않았고, 두 번째는 소리만 들려 현지 부대장이 부근 병사들을 대상으로 파악을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확인 결과 감시장비로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고 폭음도 여러 사람이 들었다”며 “이 시점이 오후 4시30분께였고 상부에 보고한 뒤 강력한 대응 경고사격을 실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이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도발 원점과 그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타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자주포로 수십발 대응하는 선에서 멈춘 것은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인명피해가 있다면 도발원점이 파악되지 않을 경우 주변의 지원세력 등을 타격하게 돼 있지만 이번은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면서 “대응 수위는 현지 부대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고 지휘관의 판단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의 포격전은 이로써 멈췄지만 이후에도 긴장은 지속됐다.

특히 북한은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의 서한과 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잇따라 보내며 위협을 이어갔다.

김 비서는 이날 오후 4시50분께 판문점 남북연락관 접촉을 통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측이 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해 11년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또 오후 5시께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국방부로 보내온 총참모부 명의 전통문에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라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우리측 역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여는 등 긴박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