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문길 통신원] 강간 범죄와 ‘명예살인’이란 미명의 중대 살인 범죄가 잦은 인도에서 또 한번 있을 수 없는 범죄 행위가 집단의 이름으로 벌어지려 하고 있다.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가 이를 막기 위해 나섰다.
불가촉천민(달리뜨) 집안의 한 남성이 카스트제도상 상위계급의 여성과 눈이 맞아 함께 달아나자, 상위계급 원로들로 구성된 지역 장로회의에서 이에 대한 연대 징벌로 이 남성의 두 자매를 강간하라고 명령한 사건이다.
인도 우따르쁘라데시 주의 바바뜨란 지방 마을에서 최근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역 토착기관인 빤차야뜨는 해당 남성의 두 자매인 23세 여성과 15세 여성 2명에 대해 마을 남성들이 강간하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또한 얼굴을 검게 칠하고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하도록 했다.
이런 형벌을 받게 될 처지가 된 이 자매와 가족은 마을을 도망쳤다. 델리에 위치한 인도 최고법원에 신변보호요청을 했다. 이들은 마을로 돌아올 경우 맞아 죽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법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카스트제도가 여전히 실제 생활에서는 퇴출되지 않은 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상위계급 여성과 사랑에 빠진 것이 왜 죄가 되는지, 또한 그런 죄의 댓가를 왜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 연대해서 치러야 하는지, 처벌로서 왜 여성의 인권을 말살하는 강간이 이뤄지는지 등 모든 것이 현대 이성 사회에선 납득불가다.
세계 인권단체인 암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들 자매를 돕기 위해 우따르쁘라데시 당국의 적절한 개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온라인(https://www.amnesty.org.uk/actions/two-sisters-sentenced-rape-demand-justice-india-womens-rights)에서 전개하고 있다. 15만 명을 목표로 하는 이 캠페인에는 현재 12만 명 이상의 서명이 이뤄졌다.
지역 토착기관인 빤차야트가 내리는 명령 등은 인도최고법원에서 이미 불법이라고 규정됐으나 지방에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에는 기혼 여성에 대해 강간미수를 저지른 남성의 여동생에게 피해 여성의 남편이 보복 성폭행을 하도록 명령한 적도 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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