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이 7년 만에 찍는 드라마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국민 여동생’이라고 불리는 그녀가 ‘음탕한’ 연기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는 우려와 걱정이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드라마가 방영하는 내내 그녀가 연기한 나봉선이라는 캐릭터, 그리고 나봉선과 강선우(조정석 분)의 사랑스럽고 달달한 연인 호흡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인터뷰를 위해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드라마에서 볼 때만큼, 아니 그보다 더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불금’ 약속도 미뤄두고 ‘오 나의 귀신님’을 ‘본방사수’하러 간다고 했을 정도의 신드롬. ‘오 나의 귀신님’은 마지막 회 이르러 8%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미생’ 이후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tvN 금토드라마 시간대에 다시금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 열풍의 중심에는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의 모습부터 음탕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에 빙의된 나봉선의 모습까지, 정말로 빙의된 듯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박보영이 있었다.오랜만의 드라마 작업이고, 촬영하는 동안은 바쁘기도 했을 거다. 그래서인지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의 인기를 정작 당사자는 잘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호평은 백프로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란다. 자신의 지인들이라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니까.“저희 드라마에 놀이터씬이 많잖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촬영하는구나’ 하고 그냥 지나가셨는데, 나중에는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셔서 ‘정말 많이 봐주시는 구나’ 그때 알았어요”“저는 영화가 개봉하면 표를 끊고 들어가서 몰래 관객들 반응을 봐요. 그리고 끝나면 화장실 가서 가만히 앉아있어요. 그러면 적나라한 모든 이야기가 다 나와요. ‘재미없다’, ‘연기가 마음에 안 든다’ 이런 이야기를 영화 보고 나서 바로 하시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가지고. 사람들이 같이 댓글을 달면서 드라마를 본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너무 신기한데 저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댓글 보다가 드라마 장면 놓쳐서 결국 드라마 다 보고 나중에 확인하기로 했죠”(웃음)
물론 많은 사랑을 받아서도 행복했지만, 박보영은 좋은 현장을 만나서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드라마 현장에서 흔하다는 ‘쪽대본’도 받아본 적이 없었고, 6회까지 촬영을 마치고 방송을 시작했기에 시간에 쫓기지도 않았다. 촬영 분량이 많았던 15, 16회만 방송 전날까지 촬영했을 뿐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신순애 이야기와 최성재(임주환 분) 이야기의 비중이 늘어나며 박보영은 좀 더 여유가 생겼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박보영은 “모든 사람들이 다 복 받은 거라고 하셨어요. 저는 힘든 것 없이 너무 재밌었어요”라고 맑게 웃었다.함께 작업한 사람들도 좋았다. 제작진에게도 동료 배우들에게도 많은 배려를 받았고, 촬영 중 웃음을 참는 게 일일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늘 좋았다. 특히 조정석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맞았다. 김슬기 역시 함께 하게 돼서 감사했던 파트너였다.“모든 분들이 잘 챙겨주셨는데, 아무래도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조정석 오빠가 많이 신경을 써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드라마를 오랜만에 하다 보니까 감독님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또, 레스토랑 오빠들도 갈 때마다 진짜 막내 동생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시니까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어요”"슬기씨는 색깔이 정확히 있는 배우잖아요. 제가 따라가기에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 또, 저도 인지 못했던 습관들을 포착해서 슬기씨가 '내가 방송을 봤는데 언니가 이렇게 하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서빙고 언니(이정은 분)랑 얘기할 때 이렇게 했어' 그러더라고요. 그게 저는 너무 고마운 거예요. 저 혼자 따라하는 게 아니라 슬기씨도 제가 하는 걸 보면서 자기 캐릭터 속에 녹여냈다는 게 서로 같이 노력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박보영은 왜 이제야 이런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했나, 아쉬울 정도로 사랑스러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했던 수많은 장면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어봤다. 사실, 키스신이 그렇게 관심을 많이 받았던 건 ‘의외’라고 생각했단다.“키스신을 좋아해주셔서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전 SNS를 안 하고 동생이 SNS를 하는데, 요즘 그렇게 키스신 사진이 올라오고 ‘좋아요’를 누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너무 들이대니까 셰프님이 손을 잡고 천천히 오래 오래 가자고 한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천천히 오래가고 싶다고 표현해주는 게 좋았어요. 이런 게 좀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 것 같아요”생애 첫 키스신. 부모님께도 방송 나오기 전날에야 말했을 정도라니, 촬영 전 얼마나 걱정이 되었을지 눈에 선했다. 떨리고 긴장됐을 터. 또한 키스신 장면을 직접 이야기하기 부끄럽지 않을까 싶었지만 수줍어하면서도 키스신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술술 털어놓는다.“첫 키스신이라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고, 연구도 많이 했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키스신을 많이 봤어요. 보면서 ‘공중파가 이렇게 진하게 하면 케이블인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걱정도 됐고, 첫 키스신이 빙의된 상태에서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거라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제가 생애 첫 키스신이라는 걸 현장 분들이 다 아시더라고요. 어쩔 줄 몰라 하시는 게 느껴져서 오히려 더 씩씩하게 ‘이렇게 해볼까요?’라는 식으로 장난을 많이 쳤어요. 또, 오히려 조정석 오빠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마지막 키스신 대본에는 ‘봉선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키스를 한다’고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앞의 키스신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걸 오빠가 의식을 하셨는지 준비를 많이 해 오셨더라고요. 저한테 어깨를 잡아보라고 해서 잡았는데 그대로 드는 거예요. 그걸 감독님도 좋아하시고. 처음에 오빠가 웃으면서 해보자고 했는데 못 알아듣고 이상하게 해서 오빠랑 얘기한 후에 다시 찍었어요. (…) 감독님이 빨리 컷을 안 하시더라고요. 계속 바라만 보니까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 빨개질까봐, 봉선이라면 뽀뽀를 하기 전에 물어보지 않았을까 싶어서 ‘한 번 더 해도 돼요?’라고 물어보고, 차라리 뽀뽀하고 있으면 얼굴이 안 보이잖아요. 덜 부끄럽겠다 싶어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예쁘게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웃음)
박보영은 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자체가 사랑스럽고 귀엽다. 작은 얼굴, 반달눈웃음, 애교 있는 목소리. 그런데다가 이렇게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역할까지 했으니 그 이미지가 그대로 굳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될 법도 하다. 하지만 박보영은 그저 밝은 역할로 사랑을 받은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사실 제가 영화에서는 다 어두운 캐릭터였어요. 그렇게 나왔을 때 ‘쟤는 너무 밝아보여서 안 어울려’ 그런 이야기를 안 들어서, 이미지가 굳어질 거라는 생각을 깊게 하지는 않았었어요. 그 모습이 잘 어울려서 그렇게 봐주시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작품 속 캐릭터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요?”(사진=박푸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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