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김효태 칼럼니스트]개혁(reform, 改革), “급진적이거나 본질적인 변화가 아닌, 사회의 특정한 면의 점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고쳐나가는 과정(위키백과)”. 혁신(革新, Innovation), “묵은 관습, 조직, 방법 등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위키백과)”개혁은 문제의 근원적 부분부터 접근해 변화하는 것을 뜻하고, 혁신은 일부의 기술적 수단을 통해서 개선하거나 변형하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병에 걸렸을 경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신체적으로 힘들더라도 병의 근원을 알아내고 이겨내 완치를 시키는 것이 개혁이고, 병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잠재시키며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서 당분간은 정상생활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 병을 안고 있는 상태인 것을 혁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개혁은 시작과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 그러나 개혁이 된다면 그동안 쌓여온 적폐가 모두 정리되고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 반면, 혁신은 개혁보다는 시작과 과정이 다소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혁신이 성공하더라도 기존 체제나 근본문제가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특정 단체나 체제에서 혁신을 할 경우, 설사 혁신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기존 시스템과 기득권 및 기성 체제는 바뀌지 않는다. 어쩌면, 혁신이라는 일시적인 새로운 기술적 변화를 통해서 기존의 기득권이 공고해지는 결과만 가져올 수도 있다.박근혜 정권은, 메르스 사태와 성완종 게이트 등에 대한 혼란과 잘못에 대해서 단 한 마디의 반성도 없이 은근슬쩍 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개혁이라는 말을 꺼내들고 있는데, 그 뜻이나 알고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현 정권이 하고자 하는 개혁이, 자신들의 정권 연장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나 새로운 세력을 다시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현 정부는 개혁이 돼야 하는 대상인데, 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개혁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세력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도 마찬가지이다. 재보궐 패배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회라는 친위 돌격대를 내세워서 당대표의 책임은 회피하고, 당대표의 권한을 통해 스리슬쩍 자신의 대권행보만 열중하고 있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개혁이 필요하지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아무리 혁신을 한다고 해도 성공할 수가 없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세력에게 혁신이란, 기득권의 강화나 연장을 뜻하는 것일 뿐이다.그동안 새정치연합과 야권이 외쳤던 통합은, 야권전체의 파이를 모아놓고 그 안에서만큼은 지분을 가장 크게 갖고 있는 친노 세력이 대장 노릇을 하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나라 재벌들을 보는 것 같다. 극소수의 지분으로 엄청난 규모의 기업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구조를 갖춘 재벌과 많이 닮았다. 재벌처럼 적은 지분으로 야권의 전체파이를 확보하고 기득권을 갖춰가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그러면서 통합이라는 파이를 이탈해, 자생적으로 힘을 키우려하거나 개혁을 하려는 세력에게는 ‘분열’이라고 공격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새정치연합이 혁신을 외치는 것은, 자신들만이 야권 내 헤게모니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 제1의 정치 기득권 세력인 새누리당과의 적대적 합의를 통해, 서로의 파이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하고 확보하도록 암묵적 동의가 이뤄지고 있다. 거대 양당 체제를 통해 선거법이나 선거구 조정, 지역구 및 비례 국회의원 정수 등을 자신들만을 위해서 적절하게 합의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하고 있다.야권은 혁신이 아니라 개혁이 필요하다. 새누리당과 다름없는 기득권 세력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현재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야당다운 모습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혁신은 그 기득권을 유지하고 견고하게 해주기만 할 뿐이다. 그러므로 야권은 전면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개혁이라는 것은 기득권 세력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혁은 기존의 시스템과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이라는 어항. 즉, 우둔해진 미꾸라지들이 모여 있는 (야권)어항 안에 메기 한 마리를 넣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금은 새로운 어항으로 꾸밀 계획으로, 어항을 완전하게 비워낸 후에 다시 채워나가야 한다. 당연히 어항에 익숙해진 물고기들과 그 어항 내에서 골목대장을 하고 있는 세력들은, 저항을 할 것이다. 그들은 혁신이라면서, 물고기들이 먹을 사료를 대충 포장만 바꿔서 ‘혁신사료’라며 홍보하고 넘어가려 한다. 그러나 결국, 그 새로울 것 없는 ‘혁신사료’는 여전히 기존 물고기들과 골목대장 세력만이 나눠먹게 될 것이다. 이제 야권은 물부터 비우고 어항 자체도 바꿔서 다시 꾸민 후, 신선한 물로 채우며 새롭고 힘 많은 물고기들로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마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보수정당의 장기 집권체제가 바로 내년부터 시작될지 모른다.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막을 마지막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마저도 일본의 길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개혁을 못한다. 아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해야만 한다.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경제적으로는 장기침체를,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보수정당의 장기집권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우리나라의 전반적 시스템 재편을 위해서는 정권의 재편이 필요하고, 정권의 재편을 위해서는 건강한 야권으로의 재편성이 필요하다. 즉, 우리나라 시스템의 재편은 야권의 재편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9포 세대’는 아마도 곧 ‘만포 세대(모든 걸 포기한 세대)’가 될 것이고, 심지어는 국민 모두가 희망을 포기해야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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