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중학생 부탄가스 폭발사고와 관련해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정서ㆍ심리 치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 범죄가 학교나 가정에서 받은 상처를 적당한 시기에 치유하지 못해 발생하는데도 일선학교에서 운영되는 상담 프로그램이 대개 입시를 위한 진로교육에만 집중돼 ’마음이 다친‘ 청소년을 구제할 방안이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인 이모(15) 군은 지난 3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재판부에 우울증 소견서를 제출했다.
이군은 양천구 소재의 A 중학교에 재학 중일 때 비교적 모범생이었지만 서초구 소재 B 중학교로 전학가면서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화장실에 방화를 하거나, 담임교사에게 “친구들을 칼로 찌르고 싶다”고 말하는 등의 돌발 행동을 종종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학교가 이군에게 해줄 수 있는 조치는 ‘대안학교 전학’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두고 “이군이 범행을 저질렀을 때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김태윤 열린의사회 상담실장은 “이런 이탈행동의 사전 조짐이 있었을 텐데 좀 더 빨리 치료해야 했다”며 “학교에서 심리치료를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제도권에서는 학생 상태를 1대1로 파악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일선학교에는 ‘위센터’와 같은 상담 시설이 있고, 전문상담사나 교사들이 배치돼있다.
하지만 이 시설은 대개 왕따와 같은 학교폭력을 주요 이슈로 다루고, 학기 초에 진행되는 상담검사 역시 정신건강이 아닌 적성검사 위주로 진행된다.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이나 왕따, 청소년 성범죄와 같은 자극적 이슈가 나오면 관심을 모을만한 대책만 마련하는데 급급하다”며 “대부분의 심리상담은 진로나 적성검사 위주다 보니 제대로된 치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교육당국이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해도 학생범죄자는 줄지 않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4세~18세의 학생범죄자 수는 5만4433명이다. 같은 연령대의 학생범죄자 숫자는 지난 2011년 5만9988명에서 2012년 6만1172명, 2013년 5만9022명으로 4년째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학생들의 상황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급하게 도입돼야 한다.
현재 제주도의 경우 지역구 내 병원과 제주시교육청이 연계돼 위기학생을 병원으로 인계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
김성기 교수는 “지역구별로 차이가 있지만, 개인에게 정신과치료를 권하면 당연히 부모들을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 병원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역구 교육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위기 수준에 다른 조기 발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정신건강적인 측면에서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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