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부산 지역 기업 노사 대표들을 만나고 온 뒤 거듭 빠른 시일 내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하며 노동시장 개혁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더구나 지금 노동개혁에 노사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노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대체 부산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 부산지역 노사민정 ‘상생고용’ 협약식에 참석해 지역 100개 업체의 노사 대표들과 민간단체들을 만났다. 이들은 올 하반기에 2806명의 신규채용을 약속했다. 능력과 성과가 공정하게 반영되는 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 등 고용 안정과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세대간, 노사간 상생을 위한 고용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 다짐했다. 최근 조선해양산업 장기불황에 수출도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다 청년실업 증가로 부산 지역 경제도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역 노사가 자발적으로 나서 상생고용을 다짐하며 노동개혁에 동참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노동개혁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중앙의 노사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이 장관은 지역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중앙에서는 아직도 현장에서 노동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지난 2일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참여하는 긴급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어 “부산을 포함한 지역 사회에서는 이미 임금피크제 도입,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고용안정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노동개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중앙에서는 노사정 대타협을 비롯해 노동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지역 태광산업의 경우 7조 6교대 형식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르노삼성은 자동호봉제를 폐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또 지역 현장에서 노사가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만큼 이러한 목소리가 아래에서 위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앙에서도 노사정 대타협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노동개혁 움직임을 확인한 이 장관은 앞으로 노사정위원회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가 정부의 노동 관련 예산 반영 기한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의 토대가 되는 노사정 대타협은 예산 반영 기한을 감안할 때 10일도 남지 않은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노사정위원회가 정부 예산 편성 시한인 10일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이 장관은 “지금은 노동시장 개혁을 더 미룰 수 없고 반드시 올해 안에 완수해야 한다”며 “지금 노동개혁에 노사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노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전히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경영계와 노동계, 정부가 이 장관의 의지대로 지역의 노동개혁 확산 분위기에 동참해 이른 시일 내에 대타협을 이룰 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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