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경기가 불황일수록 스트레스를 위해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특히 맵고 짠 음식은 끊을 수 없는 중독성으로 사람들의 구미를 당긴다. ‘맵고 짠’이 하나의 형용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우러져, 자극적이고 건강에 좋지 않은 맛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매운 맛과 짠 맛이 살을 찌우는 데 있어서는 서로 다른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돼 주목되고 있다. 매운 맛은 비만을 억제하고, 짠 맛을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이기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대 제이슨 킴 교수와 공동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통증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에너지 대사를 조절해 비만과 당뇨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통증수용체인 TRPV1은 우리 몸에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단백질인데, 매운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이 단백질이 활성화하면서 ‘맵다’라고 느끼게 된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없을 경우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에너지대사 조절 호르몬인 렙틴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체중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1999년에는 군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주종재 교수연구팀이 실험용 흰쥐 150마리에 고지방식을 섭취시킨 후 75마리에 고추에서 추출한 캡사이신을 투여하고, 다른 흰쥐 75마리에는 캡사이신을 투여하지 않아 비교한 바 있다. 그 결과 캡사이신을 투여하지 않은 흰쥐의 체지방 축적량은 26.5g인 반면, 이 성분을 투여한 흰쥐의 체지방 축적량은 18.5g으로 30%의 체지방축적의 감소효과를 보았다.
주 교수는 “캡사이신을 투여한 흰쥐들은 식욕과 에너지 섭취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지방축적을 크게 감소시켰다”며 “이는 고추의 성분이 에너지 대사에서 중요한 역활을 하는 교감 신경계의 활성을 증진시키면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반면 짠 맛은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량과 상관없이 체중증가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2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퀸 메리 런던대학의 그레이엄 맥그리거 박사는 2008~2012년 사이에 진행된 전국 식이ㆍ영양조사(National Diet and Nutrition Survey)에 참가한 아이들 450명과 성인 780명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그는 참가자들로부터 24시간에 걸쳐 소변샘플을 채취,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하고 4일간의 식사일기를 받아 칼로리 섭취량을 산출했다. 전체적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금 섭취가 1g 추가되면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은 2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을 통한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량을 감안했어도 나트륨 섭취량이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맥그리거 박사는 강조했다. 그 이유는 나트륨이 체내에서의 대사에 변화를 일으켜 지방이 흡수되는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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