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등지 경치좋은 방, 수십만원 웃돈 붙어 논란 -산모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예약…지나친 상술 비판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공원이 내려다보이면 산모에게 한결 편안함을 줄 수 있겠지요? 방에 따라 비용 30만~50만원 추가입니다. 하실래요?”(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

조만간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산후조리원을 찾은 최진한(33ㆍ가명) 씨는 이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공원이 내려다보인다고 하니 좋긴 했지만, 방 경치비로 30만~50만원을 더 내야 한다는 말에 황당했다. 산후조리원에도 조망권이 있다는 말을 전혀 들은 적이 없기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최 씨는 “전망이 좋은 방은 예약 순서가 빠르면 내줄 수 있는 것이고, 또 운이 좋으면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버젓이 전망이 좋다고 그 경치비를 핑계로 돈을 더 얹어받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최 씨는 다른 곳에 더 알아볼 시간도 없고, 다른 곳도 비슷하다는 말에 울며겨자먹기로 그냥 그 산후조리원에 웃돈을 주고 예약했다.

아파트 매매나 분양에서 흔히 쓰이는 조망권 프리미엄(웃돈)이 산후조리원에서도 활개치고 있어 예비 아빠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산후조리원도 조망권이 있는 게 당연하다는 옹호론도 일부 있지만, 지나친 장삿속이 반영된 것으로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는 이들은 아무래도 수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부담이 아닐 수 없어 보인다. 산후조리원 비용에 조망권 프리미엄까지 붙다보니 일부 예비 아빠들은 출산 과정에서 이래저래 비용이 많이 드는데, 조망권까지 돈 주고 사야 하는 상황에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는 푸념마저 내놓고 있다.

아파트 매매나 분양시 공원이나 강 등 조망권이 우수한 경우 아파트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것은 일반적이다. 이를 두고 조망권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일부 호텔에서도 바다나 산 등의 조망권이 우수한 경우 객실료를 높게 받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서울 강남권 일부 산후조리원들을 중심으로 조망권을 강조하며 비용을 30만~50만원 가량 추가로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규제할 법은 없어 보인다.

최근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산후조리원을 2주간 계약한 한정국(33ㆍ가명) 씨는 “산후조리원에도 조망권이 있다는 사실을 (예약 방문시) 알게됐다”며 “잠실 인근에서 올림픽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방은 일반 방보다 총액이 약 30만원 가량 높았다. 조망권 프리미엄이 붙은 것인데, 왠지 씁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주간의 산후조리원 비용이 일반방의 경우 약 270만원, 공원 조망권이 있는 방은 약 300만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공원 조망권이 있는 방을 택했다. 30만원을 더 주고라도 아내의 안락함을 보장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막상 일생에 몇번 없을 산후조리원 계약을 앞두고 조망권이 없는 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조망권 프리미엄이라도 주고 아내의 산후조리를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근의 다른 산후조리원에서도 조망권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석촌호수 인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는 호수 조망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과금하고 있었다.

한 남성고객은 “산후조리원으로부터 석촌호수 조망권이 있는 방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산모의 안정을 위해 조망권이 있는 방을 택해야겠다”며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문제는 산후조리원 측은 대부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정확한 비용을 명시하지 않고 고객 상담을 통해 이런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 당사자들이 아니라면 비용이 어느정도인지 알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이다. 산후조리원 조망권 상술을 은밀히 진행하고 있다는 일종의 방증이다.

산후조리원은 나름대로 정당하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서울시내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산모는 산후조리원에서 2주간 숙식을 하며 출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몸을 추스른다”며 “호텔에서도 조망에 따라 숙박료가 다른 만큼 산후조리원에서도 적정한 수준의 조망권 프리미엄이 붙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