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성추행 사건 처럼 피해 액수, 배상 책임의 범위 등이 특정되지 않은 범죄의 경우,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면,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배상명령제도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라, 형사사건으로 피해를 본 경우 별도의 민사소송을 내지 않고도 형사 재판부가 판결할 때 경제적 배상까지 명령할 수 있는 것인데, 액수가 명확히 나오기 어려운 범죄는 이 조항 3항 규정에 의해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기소된 송모(4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한 원심 부분은 확정하고, 피해자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한 부분은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용인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옆 좌석에 앉은 최모(19)씨에게 말을 걸며 최씨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씨에 대해, 1ㆍ 2심은 벌금, 교육이수를 선고하고 위자료 100만원 배상 명령도 함께 내렸다.

대법원은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피해자가 항소심에서 합의금 500만원을 받고 피고인과 합의했고, 민ㆍ형사상 소를 제기하지 않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법정에 제출했다”며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나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 배상명령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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