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구직자중 17%만 취업성공 수면장애·만년피로등 호소 20~29세 年 5만여명 우울증치료

청년백수 100만시대, 청년 4명중 1명이 백수인 ‘이태백ㆍ칠포시대…’

사상최악의 청년실업난이 지속되면서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폭행처럼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혹은 깊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는 좌절감에, 자기 자신은 물론 사회 전체를 비관하는 청년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72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9명(87.5%)이 취업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세는 수면장애(45.2%)였고, 만성 피로(42.6%), 우울증(39.1%), 소화불량(37.3%), 대인기피증(27.1%), 불안장애(26.9%) 등의 순이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상경계열을 졸업한 지 2년이 된 윤모(30)씨는 “낮에는 도서관에서 집중을 하다가도 저녁이나 밤이 돼 집으로 돌아오면 한없는 우울감에 빠져 도저히 원룸에 혼자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20∼29세 청년들은 2012년 5만2793명, 2013년 5만948명, 2014년 4만9975명 등으로 매년 약 5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서울의 한 정신과를 운영하는 전문의 B씨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매년 느는데, 특히 취업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상담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들이 깊은 우울감에 빠지는 가장 큰 원인은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전혀 따라주지 않는 데 대한 좌절감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생 C(31)씨는 “연달아 취업에 실패해 그간 열심히 살아왔던 생활이 철저히 부정당하는 느낌”이라며 “어차피 허무하고 공허하다는 부정적인 생각만 커져 성격도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를 보면 올 상반기에는 구직자 중 17%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서류전형도 넘지 못했다는 비율은 39%에 달했고, 30곳 이상 서류를 냈다는 취준생도 14%나 됐다.

우리보다 일찍 청년 실업을 겪은 일본도 청년들의 높은 자살율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었다.

일본의 대학생 취업률은 2011년 91%로 떨어졌는데 이 시기 취업 실패로 자살한 10∼20대 젊은이는 150명으로 2007년에 비해 2.5배나 늘었다.

취준생 이모(30)씨는 “수십군데 서류를 넣어 겨우 올라간 면접에서도 압박면접이라는 콘셉트로 면박을 주거나, 내가 살아 온 삶에 대해 이런저런 지적을 받게 되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