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몇 차례 사기를 당한 뒤 이제는 더 이상 사기에 당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는데 2005년 12월 말에 또 다시 사기를 당했어요. 사기범의 정보를 찾아봤더니 이미 3~4년 가량 사기를 친 상습범이었죠. 더는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해 만든 게 바로 ‘더치트’였어요.”

25일 서울 구로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화랑(34) 더치트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 대표는 그렇게 불과 3~4일만에 더치트를 만들었다.

사기범의 정보를 등록하고 동시에 조회도 할 수 있는 지금과 유사한 형식의 홈페이지였다.

온라인 최대 규모의 중고물품 거래장터인 ‘중고나라’의 약 1400만 명의 회원을 비롯해 30개 인터넷 중고장터 회원들이 오늘날 클릭 몇 번으로 거래자의 사기꾼 유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 전부 사기범 덕분(?)이었던 셈이다.

모든 스타트업 업체가 그렇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비영리민간서비스로 운영할 땐 사비를 털어 최소 비용으로 운영하다보니, 방송이라도 한 번 타면 사람들이 몰려 서버가 죽기 일쑤였다”면서, “내 서버만 죽으면 괜찮지만 200명 가량의 이용자들 서버도 덩달아 죽는 일이 반복되자 결국 서버를 빌려주는 호스팅 업체에서 내쫓겨났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수많은 파도를 넘으며 10여년간 사기만 들여다 보다보니 이제는 경찰 못잖게 사기범들의 수법을 꿰뚫게 됐다.

김 대표는 “예전엔 사기범들이 돈만 받고 잠적했다면, 이제는 엉뚱한 물건을 택배로 부친 뒤 운송장 번호를 보내 구매자를 안심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상적인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사기범이 개입하는 ‘3자 거래 사기’까지 생겨나는 등 사기 수법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100% 사기 예방은 어려운 게 현실. 김 대표는 “더치트 검색만 해봤어도 사기를 예방할 수 있었을텐데, 더치트를 모르는 사람들은 사기를 계속 당하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우리 서비스를 몰라도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시중은행 3곳과 MOU를 맺어 상대방의 계좌가 사기범의 계좌인지 자동적으로 조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통신사 한 곳에도 사기범의 연락처를 제공해 사전에 사기를 방지하도록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제 김 대표의 목표는 향후 2~3년 안에 모든 금융권과 통신사에 더치트 사기방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100% 사기 방지는 어렵겠지만 동일한 정보로 2차 피해를 입는 분들을 줄여나가는 게 우리의 궁극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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