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 회사원 장모 씨는 첫째 아이에게 형제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둘째를 낳았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였던 장 씨는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 결국 자신이 육아를 위해 사직키로 결심했다. 아내 직장의 사택에 살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직장 CEO의 만류로 장 씨는 남성 육아휴직을 택했다. 장 씨는 휴직 후 주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아이와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꼈다. 장 씨는 현재 회사에 복직한 후 새 부서에서 새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체험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장 씨의 이야기다. 그러나 장 씨의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남성이 육아휴직서를 내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성 직장인이 최대 1년간 업무를 중단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우리의 직장 분위기는 아직 용인해주지 않고 있는데다 수입 감소에 따른 생계 걱정도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 최근 고용노동부가 8월 기준 육아휴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306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204명)보다 39.2%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육아휴직자와 비교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체 육아휴직자 5만8090명 중 여성이 5만5021명으로 대부분이고,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5.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고용부는 추석 전후로 남성 육아휴직 및 일ㆍ가정 양립 지원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ㆍ경기 지역 내 350여대 시내버스 광고를 활용할 예정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고, 줄어든 임금 일부를 고용보험에서 지원받는 제도다.

남성 근로자는 최대 1년 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고, 고용부에서 통상임금의 40%인 육아휴직 급여도 받을 수 있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육아휴직 제도는 만8세 이하 자녀를 둔 남녀 근로자 각각 최대 1년 간 휴직을 보장하고 있다.

아내도 이전에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면 ‘아빠의 달’ 제도에 따라 첫 달 육아휴직 급여는 더 많이 지급 받는다.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첫 달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육아는 여성의 몫이 아닌 ‘부모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아빠 육아’에 대한 긍정적 공감대를 확산하는데 이번 버스 홍보의 의의가 있다”며 “남성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장려할 수 있는 정책 보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오는 11월 8일까지 체험수기를 공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