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강동원이 출연한다고 하면 그 작품은 화제가 된다. 데뷔 13년차의 안정된 연기력, 그리고 강산도 변한다는 십년 세월을 거스르는 미모 때문에. 하지만 이 영화, 강동원의 미모에 가려지기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엑소시즘’이라는 소재가 예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며, 무엇보다도 ‘전우치’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윤석-강동원의 재회가 개봉 전부터 크게 화제몰이 하고 있다.또한 ‘검은 사제들’은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감독상, 제13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감독의 전작 ‘12번째 보조사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스토리의 견고함 또한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 있다.인간들 속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 12형상, 그리고 그들을 뒤쫓는 장미십자회. 미스터리한 소재를 전면에 던지며 시작한 영화는 두 가지 플롯을 따른다. 김범신 신부(김윤석 분)와 최준호 부제(강동원 분)가 악령에 씐 소녀 영신(박소담 분)을 구하기 위해 행하는 구마 의식, 그리고 최 부제가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성장 이야기. 이 두 가지 이야기가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 영화를 촘촘하게 전개해나간다.‘검은 사제들’이 보여주는 구마(사령의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게 하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식) 의식은 상상 이상으로 현실적이다. 스펙터클한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한 구마 의식 장면은 오히려 섬뜩함이 더해졌다. 과도한 CG나 판타지적인 요소를 지양하고 오롯이 배우들의 열연을 채워 넣으며 현실성을 살렸다. 그 결과, 두 사제가 행하는 예식이 관객들에게 피부 가까이 와 닿으며 심리적인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영화는 구마 의식 장면에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한다. 그 40여분의 시간동안 영어, 라틴어 등 외국어 기도문과 악령의 섬뜩한 목소리가 청각을 자극하고, 종교 예식 도구들이 곳곳에 자리한 어두운 밀실 배경이 시선을 압도했으며, 예식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긴장감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이런 면에서 ‘검은 사제들’은 꽤 잘 만들어진 ‘한국형 엑소시즘’ 영화다. 이국적인 장르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한국 관객들 입맛에 맞게 요리해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26분짜리 단편 영화를 장편화하며 인물들의 배경과 심리묘사가 작품에 녹아들었지만, 관객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영화는 플래시백 형식을 취하며 영신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거는 김 신부의 모습이나 최 부제가 사제의 길을 선택한 이유 등에 대해 계속해서 설명을 건네지만, 마음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서브플롯 격인 최 부제의 성장기는 힘을 덜 갖게 됐다.힘이 덜 실릴 수 있는 부분을 이끈 것은 바로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의 열연이다. 세 사람이 빚어낸 시너지가 관객들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김윤석은 모두의 의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자신의 신념대로 일을 밀고 나가는 김 신부의 우직함을, 강동원은 가슴 속 상처를 안고 있으며 김 신부를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최 부제의 변화를, 박소담은 순수하고 맑은 소녀의 모습부터 악령에 씐 소름끼치는 모습까지 자신의 연기로 온전하게 표현해냈다.개봉 전 예고편만 봤을 때는 ‘엑소시스트’(1973), ‘콘스탄틴’(2005) 등 장르 내 익숙한 외국 영화들을 떠올리게 했다. 분명 신선하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소재이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은 그 익숙한 틀 안에서 자신만의 특색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지만, 신인 감독이 과감하게 장르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과 그 안에서 꽤 괜찮은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검은 사제들’이 과연 관객들에게 어떠한 성적표를 받게 될지 궁금증이 커진다.영화 ‘검은 사제들’은 11월 5일 오늘,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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