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할 검찰과 경찰 수사팀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간 검경의 숱한 ‘봐주기’ 의혹 때문에 계륵(鷄肋) 같은 존재로 여길만 한데도, 경쟁하듯 전담팀원을 늘리는 상황이다.
검은 돈에 현혹돼 사기범 비리를 방치하고 수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던 지난 과오를 일신하려는 검경의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이런 뜻이 전부는 아닌 듯 하다. 검경의 공조가 어느때 보다 잘 안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2일 검경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특수부 주무 검사와 수사관으로 이번 조희팔 재수사 사건을 시작했다가 지난 15일부터는 검사3명과 수사관 7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대구지검은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씨가 중국에서 송환되면 사건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위해 전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기도 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4일 지능범죄수사대에 2개 팀 10명으로 특별수사팀을 편성했다. 그러더니 21일엔 본청이 나섰다. 경찰청은 수사기획관(경무관)을 단장으로 범죄정보과와 지능범죄수사대, 경제범죄수사계 등 12명으로 구성된 조희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일단 대구경찰청 수사를 지휘하고 관련 첩보를 수집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 직접 수사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희팔 수사팀 조직 확대 경쟁은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만 수사했다면 1년만에 해결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라는 피해자수만명의 분노를 의식한 조치도 풀이된다. 자기반성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조직원이 다른 조직에 의해 수사받거나 체포되는 경우를 차단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종아리를 쳐도 내 자식은 내가 치지, 남의 손에 넘겨져 조직 전체가 창피를 당하게 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과거 조희팔 사건 수사 와중에도 검경 신경전이 있었다. 2012년 경찰이 조씨 일당에게 뇌물을 받은 김광준 전 부장검사(구속)의 비리혐의를 포착해 정밀수사에 나서자, 검찰이 즉각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수도권을 가져온 전례가 있었다.
한중 사법공조로 법무부의 강태용 송환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올해 9~10월 조희팔을 봐준 전직 총경 등 경찰 출신만 2명이 검찰에 적발된 점도 경찰로선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경찰은 21일 전직 경찰관 정모씨를 조희팔 첫 수사때 압수수색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하는 등 조희팔 연루 의혹이 있는 전현직 검찰, 경찰 관계자 5∼6명을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조희팔의 뒤를 봐준 혐의로 사법처리된 인사는 검찰쪽 2명, 경찰쪽 6명으로 경찰이 많다. 앞으로 ▷다른 유사 사건에 비해 수사착수가 2년 가량 늦어진 이유 ▷수사기밀 사전 유출 ▷지명수배 지연 ▷느슨한 중국 밀항 단속 ▷석연찮은 조희팔 사망발표 등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검경 관계자의 연루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검경이 이같은 신경전을 벌이면서 공조는커녕 자기 조직 보호를 위해 상대 수사기관의 수사 동선을 방해하고 수사에 김을 빼는 짓을 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희팔 재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다른 변수인 것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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