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유환이 지난 2012년 MBC 일일드라마 '그대 없인 못살아' 이후 약 1년여만에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로 대중과 마주했다. 짧지 않은 공백기간이 무색할만큼 박유환은 김소연, 남궁민, 박효주, 윤승아 등 선배배우들 사이에 잘 어우러져 '박유환표 이우영'을 탄생시켰다.
최근 박유환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나봤다. 3개월동안 함께한 이우영을 떠나보낸 박유환은 한발짝 다가온 봄의 정취를 가득 담고 있었다.
'로맨스가 필요해3'는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리얼하면서도 솔직한 연애 이야기와 극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묘사, 감각적인 영상미로 대한민국을 '로필앓이'로 빠트린 '로맨스가 필요해'의 3번째 시즌으로 홈쇼핑 회사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알파걸들의 경쟁, 우정 그리고 러브 스토리를 더욱 리얼하게 담았다.
박유환은 '로필3' 대본을 다 읽어보기도 전에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해보지 않는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기 때문.
"'로필'은 이미 유명한 작품이고 마니아층도 많잖아요. 무엇보다 제가 도전해보지 못한 장르의 드라마라는 점이 가장 끌렸어요. 촬영하는 동안 즐겁게 했고 끝나고나니 연기자로서 많이 배웠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단체 메신저 채팅에서 선배들과 촬영 외에 사적인 자리에 만나기도 하고, 촬영 없는 날은 촬영하는 사람을 응원하기도 하고요. 이런 만남 자체가 처음이라 저는 정말 좋았어요."
우영은 김소연, 박효주, 윤승아 같은 회사 여자사원들과 함께 일하는 유일한 청일점으로 기 센 여자들 사이에서 기죽지도 않고 오히려 여자들의 마음을 속시원히 꿰고 있는 인물이다. 형들 사이에서 자란 박유환은 우영을 연기하기 전 많은 생각들을 해야했다.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예요. 우영이는 여자들 사이에서 유일한 청일점이잖아요. 드라마 상황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우영이에게는 기센 누나가 세 명 더 있어요. 그래서 우영이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알죠. 여자 사이에서 절대 기죽지도 않고요. 이런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주로 형들이랑 어울렸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새 제가 우영이에 녹아들었는지, 촬영이 아닐 때 누나들을 만나면 제가 우영이처럼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김소연, 박효주, 윤승아 선배님께서 제가 여동생 같다고하셨어요.(하하). 그 말 한마디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필3'은 배우 박유환에게도 유익한 작품이었지만 남자 박유환에게도 신선한 여자들의 세계를 접하게 해줬다. 형 박유천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와 형들이다보니 여자들과의 수다는 알지 못했던 여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박유환에게는 학교같은 현장이었다.
"남자로서 공감이 안되는 이야기가 조금 있었어요. 특히 우영이와 희재커플의 연애요. 좋아한다고 생각도 하고 키스도했는데 희재는 사귀는건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우영이가 욱해서 사귄다고 선언을 하고요. 남자 입장에서 정말 공감이 안갔어요. 촬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우영이가 되서 정말 욱했어요. 또 남자들은 의외로 자기 여자친구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많이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자는 친구들과 남자친구에 대한 모든 것을 공유하더라고요. 공감 하지 못했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로필3'을 통해서 조금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통해 여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장점도 있었지만, 공감하지 못했던 탓에 아쉬움 점도 있었다.
"희재가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여행을 다닌다고 할 때 캐리어를 12개월 할부로 사주는 신은 연기적으로 제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커요. 이기적인 희재와 희재를 기다려주는 우영이에게 공감이 안갔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16회 마지막 신, 공항에서 희재 보내며 해피엔딩을 예고해야하는데 진지하게 웃지도 않고 무겁게 촬영했어요. 그게 솔직한 제 마음이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너 그렇게 무겁게 하면 희재가 어떻게 떠나겠느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밝게 촬영했어요. 우영-희재 커플은 공감 안되는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감독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촬영했어요."
여리지만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갑각류 인간이 된 신주연, 결혼은 NO, 연애는 OK 자유연애주의자 이민정, 귀엽고 순한 정희재 중 실제 박유환의 이상형은 누구와 가까운지 물었다.
"박효주 선배님의 이민정 캐릭터가 저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느껴졌어요. 박효주 누나가 연기를 했기 때문에 이민정이라는 캐릭터가 더 멋있으면서 인간적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누나가 임신을 하게 되고 우는 신이 있었는데 보는 제가 눈물이 맺힐 정도로 짠했어요. 박효주 누나는 정말 멋있을 정도로 대단해요."
박유환은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남궁민을 가장 고마운 선배 배우로 치켜세웠다. 남궁민은 후배 박유환의 연기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오랜 만에 촬영장에 돌아온 박유환에게 그의 세심한 배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남궁민 선배님이 정말 감사하게도 저를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어느 날은 제 연기를 보시고 SNS로 연락을 주셨어요. 센스가 있다고 칭찬해주시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이렇게 하는게 더 괜찮을 것 같다'고 고칠 점을 말씀해주시는데 크게 와닿더라고요. 대선배님이시고 선배님 분량의 연기를 하시기도 매우 바쁠텐데, 제 캐릭터까지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앞으로도 연기에 대해 힘든 것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해주셨어요. 정말 든든해요."
지난 2011년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데뷔한 박유환은 이후 '계백', '천일의 약속', 'K-팝 최강 서바이벌', '그대없인 못살아' 등 쉬지 않고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랬던 박유환에게 1년이라는 공백기가 주어졌고 그는 공백기를 충실하게 자신의 시간을 만들며 앞으로 가야할 길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 쉬게 되니 초반에는 조금 이상했어요. 예전보다 제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시간을 소중하게 잘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엄마와 여행도 처음 다녀왔고요. 많은 것을 느끼고 보려 했어요.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배웠어요. 이 시간이 앞으로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박유환은 "작품과 작품 사이에 제가 성장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필3'도 1회와 16회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항상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지난 2012년 인터뷰 당시에도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항상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던 답을 내놓은 바 있는 박유환은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있었다. 아니, 그의 초심은 한층 더 깊어져있었다. 이런 한결같음이 박유환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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