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서울 시내 면세점 대전에서 신세계와 두산이 사실상 승리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면세점 제도 개편에 따라서 승자의 저주를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9월초부터 기획재정부ㆍ관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ㆍ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로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관세법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의견을 종합하면 우선 면세점 운영 업체들로부터 정부가 걷는 수수료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관련 공청회에서 현행 ‘매출액의 0.05%’ 수준인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을 10배(0.5%)로 올리거나 업체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차등 부과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원 이상 매출액의 1.0% ▷ 5000억∼1조원 0.75% ▷5000억원 미만 0.5% 등을 예로 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아예 대기업의 면세사업 특허수수료를 현재의 100배인 매출액의 5%, 중소기업의 경우 1%로 늘리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존 또는 신생 사업자 모두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연간 약 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예로 들면, 현재 수수료율(0.05%)에 따르면 한 해 10억원만 내면 되지만 0.5%로 뛰면 무려 100억원을 납부해야한다. 더구나 홍 의원안 대로라면 한 해 수수료로만 1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또 면세점 영업권을 가장 많은 특허수수료를 써 낸 업체에 주는 ‘완전 입찰’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도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지난 2월 치러진 인천공항면세점 입찰과 같은 방식을 전면 도입하자는 얘기인데, 이 제도 역시 수익성 측면에서 업체들로서는 달갑지 않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 등이 높은 수수료를 제시해 결국 인천공항에 입점했지만, 큰 수수료 부담 때문에 영업비용을 빼면 사실상 적자 상태인 것과 같은 이유이다.
또 ‘면세점 시장을 소수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독과점 지위 업체들을 아예 신규 면세점 특허 신청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 면세점 독과점 기준은 ‘면세점 특허(점포) 수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60% 이상’이지만, 앞으로는 특허 수가 아닌 매출액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넘어선 업체가새 면세점을 가질 수 없도록 막자는 주장이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구체적 제한 기준으로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거나 면세점 시장의 매출액 비중이 30%를 넘는 경우’를 제안하기도 했다.
만약 관세법 개정안에 이 내용이 포함되면, 현재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롯데(50%)와 신라(30%)는 더 이상 신규 면세점을 늘릴 수 없게 된다.
아예 면세점 진입 장벽 자체를 없애고 신고제 등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완전 자유경쟁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사업자들은 “듀프리 등 세계적 면세점 사업자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우리는 경쟁력 갖춘 사업자의 대형화를 지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독과점 논란을 빌미로 끊임없이 여러 업체들에 쪼개주는 방안만 강구한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경쟁력이 월등한 시장 선두업체들의 경우 자유 경쟁 체제에서 ‘생존’ 가능성이 큰 만큼, 진입 장벽 철폐가 오히려 독과점 논란없는 성장을보장하는 차선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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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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