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내달 5일로 예고된 ‘제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앞두고 정부와 시민ㆍ노동단체가 ‘강대강’의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 폭력사태’라고 못박고 엄벌 의지를 재확인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국가가 국민을 죽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현안을 놓고 대립 중인 여야도 민중총궐기에 대해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朴대통령 “IS도 얼굴감춰”…불법시위 엄벌 재확인=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민중총궐기를 불법ㆍ폭력집회로 규정하고, 시종 강경한 어조로 2차 집회에 엄정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집회를 이슬람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에 비유해 “복면 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집회 참가자가 마스크나 복면으로 얼굴을 가릴 경우 신원 확인이 곤란해 이들에 대한 추적과 처벌이 매우 어렵다”면서 복면금지법의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도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불법 폭력시위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면서 2차 집회는 “법치를 폭력으로 짓밟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맹비난했다.
여기에 경찰은 2차 민중총궐기가 1차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크면 아예 불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집회를 강행하려는 주최 측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간에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상균 “국가가 국민 죽여”…12ㆍ5 강행?=민중총궐기를 주도하는 시민ㆍ노동단체들은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강력 반발하며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14일 광화문 시위때처럼 폭력 과격시위가 재연될까 우려된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공안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며 2차 집회를 예정대로 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가 국민을 죽이고 있다. 우리가 우리 권력을 찾자. 모두가 나서야 가능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경찰 수배 중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한 위원장이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2차 집회와 12월 총파업의 강도를 더욱 높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도 민중총궐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24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IS 비유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국민을 IS에 비유하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의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청장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폭력시위-과잉진압 악순환 재연될까…법원은 '경찰 재량권' 인정=경찰이 2차 민중총궐기에 대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과잉진압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 가족과 농민단체들이 ‘폭력진압’이라며 강신명 경찰청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지만, 경찰의 과잉진압이 법원에서 인정되기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강 청장도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참사를 사례로 들며 위급 상황에선 경찰이 매뉴얼대로 시위 참가자를 진압하지 않아도 위법하다고 보지 않는 게 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실제 용산 참사 때 망루에 올라가 경찰과 대치했던 농성 참가자들에 대한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범죄 진압의 구체적인 방법은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 재량에 위임돼 있다”면서 상황이 급박하거나 돌변할 수 있다면 현장 경찰관의 재량을 인정해줬다.
‘화염병 소진 후 체포’라는 매뉴얼대로 진압하지 않았다는 참가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시급한 진압이 필요한 상황일수록 모든 수단을 강구한 후에야 강제 진압을 해야 한다는 ‘보충성의 원리’는 후퇴하게 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백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 폭력진압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수사촉구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회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 가족들은 지난 18일 강 청장을 비롯한 경찰관계자 7명을 살인미수와 경찰관 집무집행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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