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6매 해명글 상당 부분 국회의원 의지 피력 -“국회의원 선거시 기장군 어떤 형태로든 출마” -“더 이상 ‘종북좌파’라는 소리 듣지 않기 바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최근 새누리당에 ‘팩스 입당’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의 중심에 선 김만복<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은 9일 ‘국민께 드리는 해명의 글’을 내놓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국정원장이었던 그가 전향(轉向)해 새누리당에 들어간 것 자체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었다. 아울러 입당 신청서 접수 뒤엔 10ㆍ28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한 행보가 드러나면서 이른바 ‘양다리’ 논란마저 불거진 형국에서 그가 입을 연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김만복 전 원장의 해명 글은 A4용지 6매 분량으로, 총 7개항으로 이뤄져 있었다. 큰 틀에서 자신이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 이유와 출신 지역인 부산 기장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변의 평가 등을 언급, 사실상 ‘출마의 변(辯)’에 준하는 내용이 상당 분량을 차지했다.
당장 새누리당 측에서 해당(害黨) 행위로 지적하고 있는 야당 후보 지지 의혹과 관련해선 “개인적인 차원의 초청에 인간적인 정리로 응낙한 것”이라며 “선거유세에 참석하거나 연설 등으로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하면 이에 도전할 생각이고, 이 제도가 채택되지 않으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에도 대비했다고 말했다. 그의 ‘팩스 입당’ 행보는 철저히 국회의원 당선 여부에 맞춰 이뤄졌던 셈이다.
▶“배지 아닌 국회 마이크가 필요”=김만복 전 원장은 해명 첫 머리부터 34년간 국정원 근무, 퇴직 후 활동을 통해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관한 한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취지를 녹여냈다. 그는 “국가안보전문가로서 제가 가진 북한에 대한 지식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시 얻었던 경험을 살려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저에게는 국회의원 배지가 아니라 국회 마이크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저에게 국회 마이크가 주어진다면 남북관계 진전에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부산 기장군 출신으로서 고향 사람들로부터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을 권유받고 그 당선 가능성을 탐색해왔다”며 “마침 기장군이 독립선거구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저의 당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국회의원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모임도 구성됐다고 언급, “그들은 저에게 기장군민 정서상 새누리당 후보가 되라고 했다”면서 “그들은 보수적 시각을 가진 데다 만약 새누리당이 공정하게 경선만 하면 제가 공천을 받을 수 있으며 본선에서도 승리는 확실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정책과 많은 부분서 정서 맞아”=김만복 전 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짧은 미안함’도 전했다. 그는 “제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에서 함께 일을 하다가 현재 새정치연합에 가 있는 인사들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새누리당 측과 사전조율을 거쳐 요란하게 입당하는 관례를 선택하지 않았다”며 “새누리당 오픈프라이머리 공천제도의 경선 경쟁에서 기장군민들의 선택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가 새누리당을 택한 건 주변의 조언과 이 당의 보수적 색채가 자신의 정서와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새누리당 입당원서를 제출한 데는 보수 일색인 제 주변의 분위기도 작용했다”며 “국정원에서 해외 및 대북정보 업무에 종사했다. 제 사고의 틀은 국가안보, 남북평화통일, 사회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보수적 색채가 짙다. 그래서 저는 새누리당 정책과 많은 부분에서 정서가 맞다”고 주장했다.
김만복 전 원장은 또 “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들어 국정원 간부가 되고 국정원장을 하면서 진보정부의 정책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진보진영을 잘 이해하는 균형적 감각을 가졌다고 자부한다”고도 말했다.
▶“기장군 선거구에 어떤 형태로든 출마”=그는 ‘전향’에 관한 배경을 알린 뒤엔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10ㆍ28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한 의혹 관련, “새누리당에서 오픈프라이머리 공천제도가 채택되지 않아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수밖에 없을 가능성에도 대비했다”며 “무소속 후보로 당선되기 위해선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여 무소속 야권연합 후보가 돼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그러면서 시의원 재보선에서 정영주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 “저는 그가 당 차원의 공식초청이 아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초청하는 것이라고 해 고향선배로서 인간적인 정리로 응낙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새누리당 당원임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그 때까지 저는 새누리당으로부터 입당 관련 어떠한 연락은 물론 입당허가서나 당원증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며 “그래서 저는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인식이 없이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측에서 해당 행위에 따른 징계 논의에 착수한 걸 염두에 두고 ‘무혐의’를 주장한 것이다.
김만복 전 원장은 ‘팩스 입당’ 등의 논란을 업보(業報)에 빗댔다. 그는 “제가 지은 업보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저의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며 “저는 이미 계획한대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시 기장군 선거구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마해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저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국정원장 출신으로서 더 이상 종북좌파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기 바라며, 국민들과 남북화해협력과 평화적 통일문제에 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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