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 ‘검은 사제들’이 개봉 첫 주말에만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추석 연휴 이후 굵직한 한국영화 흥행작이 없었던 탓에, ‘검은 사제들’의 폭발적인 흥행세는 단연 눈길을 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제작 영화사 집)은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간 1088개 스크린(1만6936회 상영)에서 140만6056 명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160만4732 명. 지난 주말, 전체 극장 매출의 60% 이상을 ‘검은 사제들’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추석 극장가를 휩쓴 ‘사도’가 물러난 이후, 한국영화들은 이렇다 할 흥행 성적을 내지 못했다. ‘더 폰’이 150만 고지를 밟았고, ‘그놈이다’가 100만 돌파를 앞둔 정도. 한국영화들이 주춤하는 사이 ‘마션’(누적 474만 명)과 ‘인턴’(누적 354만 명) 등의 외화들이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갈 곳 잃은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그 와중에 ‘검은 사제들’이 출격하면서 전체적으로 관객 수가 줄었던 비수기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쟁작들보다 2배 이상 많은 스크린 수, 4~5배 이상 많은 상영횟수를 감안해 따져보더라도, ‘검은 사제들’의 관객 동원력은 경쟁작들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검은 사제들’의 100만 돌파 시점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베테랑’(최종 1341만1343명)을 비롯, ‘암살’(최종 1270만1857명),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최종 612만6488명) 등과 같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검은 사제들’의 흥행 비결 중의 하나는 신선한 소재와 장르가 주는 호기심을 꼽을 수 있다. 신인 장재현 감독은 한국영화에서는 드문 소재인 엑소시즘(구마)을 소재로 과감한 장르영화에 도전했다. 자칫 늘어질 수 있는 40여 분의 구마의식 장면은, 사실적인 예식 묘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들로 인해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관객들의 호평이 쏠린다. 김윤석은 소녀의 몸에 깃든 사령을 쫓아내기 위해 헌신하는 김 신부 역을 맡아, 깊은 내공의 연기로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강동원은 과거 여동생을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구마의식을 힘껏 돕는 최 부제 역을 소화했다. 유약해 보이지만 끝내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최 부제 캐릭터에 강동원이 적역이라는 평가다. 신예 박소담 역시 김윤석-강동원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충무로 기대주다운 열연을 펼쳤다.
한편, ‘검은 사제들’은 개봉 2주차에도 37.8%의 높은 예매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007 새 시리즈 ‘007 스펙터’(20.5%)가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검은 사제들’이 세계적인 인기 시리즈에 맞서 정상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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