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최근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얼마든지 깨질 수 있는 황금알입니다.”
최근 영국의 세계적인 유통전문지인 무디리포트의 마틴 무디(Martin Moodie) 회장이 기사를 통해 한국 면세점 산업에 일침을 가했다.
실제 국내 유통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 서울시내 면세점, 제주 시내면세점 등 면세점 전쟁으로 1년을 보냈다. 이번면세점 2차 대전은 ‘기부금 전쟁’, ‘사회공헌 전쟁’, ‘상생의 전쟁’일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막상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나오고 있지 않을 정도로 승패에만 집착했지, 면세산업의 향후 경쟁력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서울 시내면세점 2차 대전이 막을 내리면서 일부에서는 한ㆍ중ㆍ일 면세점 전쟁에서 한국만이 경쟁력이 뒷걸음 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면세 특허 5년…경쟁력은 되레 뒷걸음질=한번 면세 특허권을 따내면 계속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면세사업이 이번 ‘전쟁’을 겪으면서 “면허 특권을 앞으로 5년후 뺏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5년간 쌓아온 각종 인프라가 한순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고 몸 담고 있던 직원들도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면세점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우리는 5년짜리 계약직으로 바뀌었다”며 “이번엔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했지만 앞으로 5년후 빼앗기게 되면 또다른 면세점을 찾아 이동해야 된다”고 자조 섞인 말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업체로서도 5년이라는 시간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초기 투자비용과 운영 노하우를 익히다 보면 어느새 특허권 입찰 시기가 닥치게 되고 입찰 전쟁에 1년간 시간을 또 소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사업 투자 계약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돼 되레 경쟁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황금알’도 깨진다=1989년부터 한국 면세시장의 성장을 지켜봐 온 무디 회장이 면세점이 메르스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황금알이라고 지적한 것은 음미할 만 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면세산업이 보물상자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사업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불모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남의 것을)빼앗아서 독과점 구조해소를 하기 위해 규제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하고있다.
김재걸 한국광광협회중앙회 기획협력국장은 지난 10월 면세점 시장구조 개선 공청회에서 “국제적으로 면세점은 대형화와 집중화가 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1위, 2위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 경쟁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면세점 숫자를 늘려 독과점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도 “현재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에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경우처럼 사전면세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현재 국내 사업자 가운데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민 곳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단 두곳에 블과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4조3000억원으로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렸고, 2조5000억원의 신라면세점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양사 모두 규모의 경제를 실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들과 간신히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재완 한남대학교 교수는 “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보세화물관리 역량, 경영능력보다 상생, 사회공헌이라는 외적인 부분에 치우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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