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논란이 일고 있는 청년수당 관련 내년 예산에 편성하는 등 강행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보건복지부가 사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서울시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13일 복지부는 박원순 시장이 내년부터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이면서 사회활동 의지를 갖춘 청년 3000명을 선발해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간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를 주겠다고 발표한데 청년수당 제도는 복지부와의 사전 논의가 필요한 사회보장사업이므로 협의 요청을 해달라고 서울시에 공문을 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헤럴드경제DB]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헤럴드경제DB]

김충환 복지부 사회보장조정과장은 “사회보장기본법에는 역량 개발, 사회참여 지원 등도 이에 포함된다”며 “서울시는 사회보장사업을 좁게 해석한 것이다. 사회보장은 현금,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지므로 (청년수당 제도는) 사회보장사업이 분명하고 복지부와의 협의대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신설 복지제도 협의에 따라 청년수당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서울성동구청의 실직 청년 대상 지원 제도에 대해 수용불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복지부는 지자체에 협의요청 공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복지부 장관이 먼저 협의요청을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청년수당 제도는 복지사업이 아닌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이라 복지부와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수당은 서울시의 청년기본조례를 기초로 하는 활동에 대한 정책으로, 국가복지사업과 중복되지 않고, 복지부와 지자체 사이의 협의 대상이 되는 ‘신설 복지 제도’에 해당하지 않아 별도의 협의도 필요하지 않다는 게 현재 서울시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시는 그러면서도 복지부 공문에 대해 사회보장기본법 등 여러 법적 판단을 다시해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면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가 검토 후에도 복지부와 협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복지부가 이를 강제로 막을 수단은 아직 없다. 행정자치부는 지자체가 신설·변경하는 복지제도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으면 지출된 금액 이내에서 지자체에 대한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만약 서울시가 복지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협의요청서를 제출한다면 복지부와 90일간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가 수용불가 결정을 내리고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도에 대한 수용 여부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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