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칩거가 장기화 양상을 띄면서 그동안 경찰과 민주노총 사이를 오가며 중재 역할에 나섰던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화쟁위가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할지 주목된다.
8일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23일째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한상균 위원장의 퇴거 문제와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 화쟁위는 그동안 이어왔던 대화와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기본 입장은 기존과 다름없이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한 위원장의 거취 발표 이후 조계종은 “종단과 조율된 것은 없다”면서도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대화와 중재에 나서겠다는 화쟁위의 입장은 변함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화쟁위가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평화집회 이후 경찰에 자진 출두할 것으로 예상됐던 한 위원장이 입장을 번복, 조계사에 더 머물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화쟁위가 중재 기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과 조계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화쟁위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까지만 참자고 신도회를 달래왔던 조계사 측도 한 위원장이 ‘노동개악’ 철회를 요구하며 ‘은신 장기화’로 말을 뒤집자 “민주노총이 약속을 깨고 신뢰를 저버렸다. 이미 조계사 내부 여론은 모두 등을 돌렸다”고 밝히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조계사 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조계사 측이 한 위원장의 강제 퇴거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한 위원장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찰(조계사)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면서 “객(客)으로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고 조계사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조계사) 신도회 고위급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며 “온 힘을 다해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알현해 이렇게 내치는 것이 부처님의 뜻인지 가르침을 달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화쟁위가 사회적 논의기구 마련이란 기존 방법과 함께 강신명 경찰청장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급한 대로 경찰과 물밑접촉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웅기 화쟁위 대변인은 “(한 위원장 관련 향후 대책 등) 조계종 화쟁위원회 차원의 공식적인 답변은 회의 개최 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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