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에 국내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고된 악재여서 재계에선 ‘제한적 영향’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위축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인상 발표 직후인 17일 무협협회가 내놓은 ‘국내경제와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외화자금시장과 외채구조의 안정적 개선에 힘입어 이번 금리인상에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고 업종별로 득실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출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경기개선에 근거한 미 금리인상은 당분간 대미 수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금리인상 이후 달러 강세에 따라 미국 제조업이 부진할 경우 대미 수출 증가세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미 금리인상이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불안요인과 맞물려 리스크가 증폭될 경우, 신흥국의 경기를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의 대신흥국 수출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무협은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대 산유국 수출 하락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 달러화로 결제하는 국제유가 하락세를 가속시킬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무협 보고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주요 수출 품목에서 수출 둔화를 예측했다. 특히 신흥국 수출 비중이 90%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중간원료, 평판디스플레이와 함께 합성수지(74.3%), 철강판(67.7%), 반도체(57.7%), 자동차부품(52.9%) 등의 수출 둔화를 우려했다.
달러화 결제가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미 금리인상 영향에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환율 변동이 있더라도 결제 통화를 다변화해 큰 영향은 없어보인다”면서도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한다”고 했다. 신흥국 소비위축이 더 큰 위협요소 임을 내비친 것이다.
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달러화 결제 수출 비중이 큰 업계 특성상 긍정적 영향과 함께 미국 고용시장 개선에 따른 자동차 소비시장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 하지만, 신흥국 시장의 금융불안이 가중되면서 현지 경기위축이 이어질 경우,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조선업계는 한마디로 울상이다. 가뜩이나 최근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으로 조선과 고부가 시장인 해양플랜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금리인상이 유가하락을 더욱 부추겨 조선ㆍ플랜트 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미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철강 수요 감소가 뒤따를 개연성이 높다. 특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되면 중국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강해져 그 여파가 국내 철강업계로 옮겨질 수도 있다.
여객기와 선박 보유에 따라 외화차임금이 많은 항공ㆍ해운업계도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부담스럽다. 다만 해운업계는 미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미국내 구매력이 제고될 경우 물동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일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같은 업종별 희비에 무협은 “환변동보험 등 환헤지 수단을 적극 활용해 외환시장 급변동으로 인한 환율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외환건전성 강화와 함께 기업의 수출감소 및 수출대금 미회수 등 애로 상황을 적극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ㆍ중 FTA를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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