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숙소·크루즈선…선수촌 없는 대회

수송·세탁 문제, 선수들 경기력 저하 우려 심각

대회 조직위 “비용 절감”…참가국들이 비용 부담

일본 나고야항 인근에 조성된 컨테이너형 목조 조립식 숙소 단지 모습.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대회 참가인원이 애초 계획했던 1만 5000명을 넘어 1만 7000명으로 증가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4000명), 나고야항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2000명), 그리고 수영·승마가 열리는 도쿄를 포함한 시내 일반 호텔에 선수단을 쪼개어 수용하기로 했다. [연합]
일본 나고야항 인근에 조성된 컨테이너형 목조 조립식 숙소 단지 모습.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대회 참가인원이 애초 계획했던 1만 5000명을 넘어 1만 7000명으로 증가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4000명), 나고야항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2000명), 그리고 수영·승마가 열리는 도쿄를 포함한 시내 일반 호텔에 선수단을 쪼개어 수용하기로 했다. [연합]
짐을 끌고 도보로 이동하는 베트남 여자 배구 대표팀. [베트남 배구협회 제공]
짐을 끌고 도보로 이동하는 베트남 여자 배구 대표팀. [베트남 배구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가 개최국인 일본의 부실한 대회 준비와 운영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판이다. 가뜩이나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는 판국에 참가한 각국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며 비판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은 이미 대회 개막 전부터 일정 부분 감지돼왔다. 비용문제로 선수촌 없이 컨테이너 숙소와 대형 여객선 객실로 숙박시설을 해결하려 했던 점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선수들의 수송·식사 등 곳곳에서 삐걱대던 잡음이 급기야 세탁 시설이 부족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까지 번졌다.

대만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호텔에 비치된 코인 세탁기가 부족해 다음날 입을 유니폼을 빠느라 밤을 새웠다. 경기 중 잔디와 흙바닥에 수시로 몸을 구르며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야구 선수들이 세탁 때문에 잠을 설친는 상황은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선 상상할 수 없는 코미디다.

우리나라 대표팀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세탁 업체를 따로 구했했다. 대회를 주최 측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상으로 책임지고 지원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이런 상식이 깨지고 있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1980년대 이후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선수촌이 없는 대회는 이번이 유일하다”며 “대회 개막을 20여일 앞두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자국(일본) 올림픽위원회 쪽에도 ‘숙소가 없으니 추가로 알아봐라’라고 할 정도였으니 다른 나라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개탄했다.

대한체육회는 예산 한도 내에서 각종 돌발 변수에 대응했지만, 선수단의 각종 불만 사항을 접수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각 회원종목단체 역시 숙소 물색, 식사 공급, 훈련장 섭외, 세탁 업체 계약 등에 추가로 거액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 선수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애초 예산보다 3700억엔, 한화 약 3조2000억원이나 치솟았다는 이유로 운영 비용 절감에 나서자, 각 국이 부족분을 자체 충당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우리 언론에 “대회 운영이 낙제점 수준인 F급”이라며 “선수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이슈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심각한 무능”이라고 강도 높게 주최 측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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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