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금으로부터 300일 전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남긴 글이다. 그는 늘 외풍보다 내풍에 시달렸던 당의 운명을 자신의 손에서 매듭짓고 싶었을 것이다.
당 대표이자 ‘친노’의 수장이기도 한 그에게 떨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는 비주류와의 화학적 결합이었다. 하지만, 취임 3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그의 선택은 ‘결별’이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전면 거부했다. 그는 안 전 대표를 향해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입니다.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전했다. 이어 정치적 고비마다 자신에게 책임을 추궁한 비주류를 겨냥,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표가 바랐던 ‘진정한 화해와 통합’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안 전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는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며 체념한 듯 말을 아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문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집단행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일동은 일단 당장의 탈당보다는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들을 규합해 문 대표에게 압박을 가할 요량이다. 이들은 기자회견 다음날인 4일 아침 여의도 모처에 모여 향후 문 대표의 기자회견에 따른 향후 대응과 관련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와 문 대표와의 비극적 결말의 시작은 4ㆍ29 재보궐선거의 패배였다. 문 대표 체제의 새정치연합은 당의 심장인 광주를 비롯해 선거지역 4곳에서 전패했다. 비주류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고 대표직 사퇴를 종용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혁신위원회를 꾸렸고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혁신위원회가 공천혁신안 통과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될 때쯤 당 내홍은 극에 달했다. 안 전 대표는“혁신은 실패했다”며 자체 혁신안을 내놓았고 비주류는 ‘당원의 권리’와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하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탈당설이 흘러나왔다.
이때 문 대표는 자신을 흔드는 비주류를 향해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라며 재신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진다. 여기에서 당은 문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당무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문재인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결의문이 채택했고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문 대표는 4ㆍ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불거진 책임론을 잠시마나 벗어날 수 있었다.
재신임 카드로 당 내홍을 일시적으로 봉합한 그는 혁신 드라이브의 일환으로 ‘문안박 연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안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공동지도부를 꾸리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안전 대표는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며 ‘혁신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당은 다시 문안박 연대와 혁신전대를 두고 내홍에 빠졌다.
고민하던 문 대표는 결국 제2의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에도 역시 당 대표직을 걸어 문안박 연대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대표 취임 후 끊임없이 흔들렸던 당의 위기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단호한 태도가 드러났다.
당은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다시 격랑에 빠져들었다. 재신임 카드를 성공시켰던 것처럼 문안박 연대라는 제 2의 승부수도 관철될 수 있을까. 계속되는 위기 남자, 문 대표를 둘러싼 새정치연합의 귀추가 주목된다.
test1025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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