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 저축은행 호(號) 앞에는 두 개의 커다란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이 그것이다. 잔잔한 곳을 찾아 피하든지, 파도를 정면으로 맞서 타고 넘어야 하지만 지금 저축은행 호에는 선장이 없다.
최근 6개 권역 지부장들과 이사회 임원들이 모여 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규연 현 저축은행중앙회장 후임 인선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3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의가 열렸지만 누가 차기 회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심지어 추후 선출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당장 새해를 정이영 부회장의 권한 대행 체제로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수장을 잃은 저축은행의 앞날은 밝지 않다. 저축은행 업계는 당장 여야가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연 34.9%에서 27.9%로 인하하기로 한 대부업법 개정 과정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실제 법안이 시행되면 3% 초중반대의 조달금리와 15%에 달하는 대손율을 감안할 때 대출심사를 대폭 강화해 리스크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행을 앞두고 업계 입장을 정리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설명할 대표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년 상반기면 등장할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들이 10%대 중금리 대출 확대를 공언하고 나섰다. 조달금리에서 불리한 저축은행 입장에선 신용등급 5~6등급의 비교적 우량고객을 대다수 뺏길 수밖에 없다. 대형 업체들은 체크카드와 연결된 저원가성 상품 출시와 모바일 뱅킹 강화, 골드바 판매 등 비이자수익 확대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여력이 없는 지역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중앙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단기간에 업계 합의로 민간 출신의 회장 선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 금융지주계열과 중소형 지방 저축은행에 대부업 출신 저축은행으로 나뉘어진 구조 때문. 특히 업계 이해관계를 앞서서 주장해야 할 대형업체가 대부분 대부업이나 일본 자금으로 세워진 후발주자다 보니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프로야구 히어로즈 스폰서 논란에서 보듯이 이들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이지 않다.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저축은행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중앙회 내규도 문제다.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돼 새 먹거리 찾기에 바쁜 상황에 자기가 몸담은 저축은행 경영에서 손을 떼기를 달가워할 대표들은 없다. 전문경영인 출신 대표라면 회장 임기 후에 제자리를 되찾는단 보장조차 없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찾지 못한다면 결국 다시 관료 출신을 모셔와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 들어 관(官)피아 논란이 거세져 선뜻 나서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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