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광야로 나온 안철수 의원이 독자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신당이 “낡은 정치 청산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범국민적 연합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월 설 연휴 전 신당의 구체적 모습 공개라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신당 바람몰이에도 나섰다. 호남에서 발화된 지지세를 중원으로 넓히기 위해 22일 대전을 방문해 기자간담회, 학부모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안 의원은 호남 신당세력과의 연대는 열어두면서도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는 연대 통합 불가 원칙을 밝혀 내년 총선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만들어지게 됐다.
안 의원의 신당 행보는 신선함이 없다. 지난해 1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그는 그 때 “낡은 틀로는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니 새 정치세력이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신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당시 제1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할 생각은 없다고 했고 지역주의 기득권 정당 구도를 무너뜨리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그러나 두 달도 안 돼 민주당과의 전격 통합을 선언해 ‘또 철수(撤收)’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안 의원이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킬때만 해도 ‘새 정치’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아울러 안보와 경제, 복지에 유능한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안 의원이 공동대표로 나선 당은 그러나 새 정치를 현실에서 구현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당내 헤게머니와 공천권을 놓고 각 계파가 각자도생의 진흙탕 싸움을 벌여도 공존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 의원은 새 정치 깃발을 들고 3년간 뛰었지만 ‘구호만 요란했을 뿐 실체는 없었다’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두 번째 창당 도전은 앞선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안 의원이 야권 분열의 장본인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하고 창당에 나선 것은 외연 확장을 통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신념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정부 주도의 산업화 시대 논리에 갇혀있는 박근혜정부의 지시적 리더십과 반독재 투쟁의 이분법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야권의 ‘87년 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가능한 일이다. 정치는 현실이고 생물이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제3당이 성공한 예는 찾기가 어렵다.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들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기존 양당 구조에서 질식당할 수 밖에 없다. 신당 주도로 정권교체가 어려운 국면이 된다면 연합이나 연대를 불온시할 필요가 없다. 야권 지지자들에게 결정권을 주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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