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클래스를 완성하는 1%의 차이’ 대중들에게는 ’그게 그 소리‘지 싶지만 예민한 귀를 지닌 음악인들과 마니아들은 바로 이 1%에 매달린다.
가수 이승환이 자신의 앨범을 말할 때 입버릇처럼 말하는 ’최고수준의 녹음‘은 그냥 호사가의 취미로 흘려버릴 일은 아니다. 90년대 우리 대중음악의 스탠다드를 세운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는 26일 발표한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前)’에 대해 “지금까지 작업 중 가장 좋은 마스터링"이라고 만족해했다.
이승환은 이번 앨범을 위해 3년간 꼬박 1820시간의 녹음시간동안 공을 들였으며 마스터링을 여섯번 거쳤다.
’어린 왕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나이 50줄에 들어선 이승환은 음악을 통해 다시 날기로 작정한 때문인지 꽤 유쾌해 보였다.
그는 최근 신사동의 작업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97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날아오를 때가 있겠지, 하는 마음에서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을 주기 위해 앨범제목을 이렇게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2010년 낸 앨범은 보기좋게 외면당했다. 그는 상처입은 짐승처럼 웅크리고 다시는 앨범을 내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더 비참할 것 같은 마음이 커졌다. 음악을 안 하면 좀이 쑤시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2년전 부터 난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어떤 심적 변화를 내비쳤다. 그는 이전에는 늘 자신감이 없었다는 것. 무대에서도 벌벌 떨어 노래가사를 까먹기 일쑤여서 프롬프터를 썼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대 성공을 거둔 1,2집을 스스로 벤치마킹했다.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음악으로 안정을 택한 것이다. 그런 속에서도 약간의 새로운 시도는 있다. 그는 “수록곡 ‘life’s so ironic‘은 컴퓨터로만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너에게만 반응해'는 봄기운이 가득한 노래로 이소은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뮤직비디오에는 비스트의 용준형과 배우 이세영이 출연,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남녀 주인공을 연기했다.
선공개곡 ‘내게만 일어나는 일'은 기존 마이너 발라드의 형식을 전복시킨 실험적 음악. 첼로와 피아노의 단정한 사운드에서 폭발적인 사운드로 이행하며 MC메타의 정교한 랩이 더해져 입체감을 주는 곡이다.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도종환 시인이 노래 가사를 붙였다. ”가사를 붙이지 않은 곡이 하나 있었는데 진중하고 깊이있는 가사가 필요하던 차에 봉화마을 음악회를 갔다가 도종환시인에게 가사를 부탁하게 됐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존경의 마음을 담아 불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곡의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있다”며, “일종의 표현의 자유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음악적 정치적 신념을 좀더 강하게 내비쳤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정의라는 말이 쑥쓰러웠는데,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의롭게 정직하게 사는게 꿈이라고 털어놨다.
‘FALL TO FLY’는 전후, 2집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앨범이 그의 특장인 발라드에 치중했다면, 후반에 나올 앨범은 락을 포함한 센 곡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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