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로 은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개악(노동관련 5개 법안)을 정부가 철회할 때까지 조계사에서 못 나간다”며 버티자 경찰이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직접 접촉해 중재를 요청하고 나섰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8일 오전 11시30분 조계사를 방문해 지현 조계사 주지 스님과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 등을 만나 한 위원장이 자진 퇴거토록 요청했다.
전날 강신명 경찰청장이 언급한 낮은 단계의 신병 확보 전략에 착수한 것이다. 강 청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의 신병 확보 전략에 대해 “낮은 단계의 물밑 요청부터 가장 높은 단계의 강제 집행이 있다”며 “다각도의 법집행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이 화쟁위와 접촉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한 위원장과 조계사 간 입장 차가 확인돼 화쟁위를 통한 압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계사 화쟁위는 이날 오전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다루기 위한 연석회의를 도법 스님 주재로 열었다. 이에 따라 중재 역할에 나섰던 조계종 화쟁위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화쟁위가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조계사 내부에서는 한 위원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조계사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신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민주노총이 약속을 깨고 신뢰를 저버렸다. 이미 조계사 내부 여론은 모두 등을 돌렸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 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에 “사찰(조계사)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는 글을 올려 조계사와 관계가 불편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덧붙여 “이 사회의 약자들이 의탁할 하나 뿐인 장소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의를 내세우는 압력이 거세다”며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만날 뜻을 비쳤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 위원장인 도법스님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진출두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자임해 경찰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 위원장을 설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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