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 주력 제조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하고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ㆍ휴대폰, 조선ㆍ해양플랜트, 철강 등 거의 대부분의 업종에서 성장세가 하락하고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추격과 개도국의 급속한 산업화 및 글로벌 혁신기업의 출현으로 기존의 추격형 성장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장기적으로 국가 주도의 산업전략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해 경제제질을 바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 산하 중장기전략 연구작업반은 최근 내놓은 ‘대한민국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반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주력 제조산업 가운데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은 중국의 공급과잉 등으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고, 가전과 휴대폰 분야에선 중국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철강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 설비확충과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과 조선 등 수요산업 침체로 공급과잉이 심화하는 가운데 가격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 공급과잉 물량은 2011년 4억7000만톤에서 2012년 5억2000만톤, 2013년 5억5000만톤, 지난해 5억8000만톤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수요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태다.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석탄), 중동(천연가스), 미국(셰일가스)의 생산설비 확대로 공급과잉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원가경쟁력에서도 불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일례로 에틸렌계 유도품의 경우 2013~2019년 중국 제품 930만톤의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정책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세계 수요증가세도 급감해 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가전과 휴대폰 등 주요 첨단산업 기기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2분기를 기준으로 2013년 32.6%에서 지난해엔 25.2%, 올해엔 21.9%로 2년 사이에 10%포인트가 줄었고, LG전자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5%에서 4.9%, 4.2%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같은 2분기를 기준으로 2013년 11.2%에서 지난해엔 17.3%, 올해엔 17.7%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중국기업들과의 기술과 가격 등 경쟁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조선과 해양플랜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주량이 줄고 중국의 과잉공급이 심화돼 설비과잉 규모가 20%에 이른다. 특히 저가상선 수주와 공정지연 등으로 국내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으며 중소조선소의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경우 세계시장의 위축으로 지속적인 성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북미와 아시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동유럽과 남미 등 신흥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율 증가율은 2012년 5.7%에서 2013년 4%로, 지난해에는 2.7%로 둔화됐다.
반면에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과점체제 구축 이후 수출 및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메무리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55%에서 2분기엔 22.3%로 둔화됐으나 3분기에 31.2%, 4분기에 31.0%로 다시 높아졌다. 올 1분기에는 11.2%로 낮아졌으나 절대 수준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장기전략 연구반은 보고서에서 “중국 추격 및 혁신기업 출현 등 글로벌 경쟁 심화로 기존의 추격형 성장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요의 질적 변화와 다양화를 반영해 혁신을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장기 정책과제로 “국가주도의 산업육성 대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여건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장친화적 기업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과 연구개발(R&D)을 내실화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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